매일신문

지역 정체성 확립 새 이정표 모색

대구경북硏·낙동강포럼 주최

대구경북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폭넓은 연구와 함께 21세기 대구경북학의 방향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경북연구원(원장 홍철) 대구경북학연구센터와 21세기낙동포럼 주최로 14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호텔 별관 무궁화홀에서 열린 '21세기 대구경북학 어떻게 할 것인가' 포럼에 참석한 지역학 관련 전문가들은 대구경북학 발전을 위해 우리 고장 학문의 사명과 진로, 지역학의 연구경향과 인문학적 과제 등 대구경북학의 제반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동일 계명대 석좌교수는 이날 '우리고장 학문의 사명과 진로'라는 기조연설에서 "광주의 비엔날레가 정착되고 부산의 국제영화제가 잘 되는 것은 그 지역의 오랜 내력과 관련이 있다"며 " 대구경북지방 특성에 맞고 대구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바로 학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따라서 "지역의 연구기관들이 힘을 모아 우리 고장의 중심지 대구가 '학문의 수도'임을 선언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세계의 학문수도'라는 이름의 국제행사 개최 △공동 학술회의에 따른 최상의 연구 성과물 출판 △시민강좌를 통한 학문 분위기 조성 △학문수도에 걸맞은 공동도서관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한기범 한남대 교수는 '지역학의 연구경향과 인문학적 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지역학이 자긍적이고 주체적인 자기문화인식을 가지고 우리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삶과 연계시켜 갈 수 있다면,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접맥된 문화적 틀 위에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지역민의 사랑을 받는 지역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교수는 이어 얼마 전 한국을 다녀간 세계적 거장 하버마스의 "한국은 불교와 유교 등 훌륭한 문화전통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도, 유감스럽게 그것을 현대적인 삶과 연계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한 충고도 덧붙였다.

이춘근 대구경북학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구경북학의 연구방법론 서설'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의 도쿄학, 오사카학, 교토학과 중국의 베이징학, 상하이학은 물론 국내의 서울학, 인천학, 부산학, 충북학, 강원학 등 10여 개의 지역학 연구사업이 진행 중인데 비해 대구경북학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지역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학문이 동시에 접근해 보다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대구경북학 연구의 과제로 △단계별 학제간 상호연계 및 공동연구 추진 △연구지원기반의 구축 △연구자료 축적과 학술정보망 구축 △시도민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 △대구경북학연구센터의 역할 강화 등의 정책방안을 제시했다.

민현기 계명대 교수(한국학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는 반용부(신라대)·윤천근(안동대)·이동진(가야대)·이청규(영남대)·최정환(경북대) 교수와 김창수 인천학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에 나서 지역학의 확립방안과 지역 정체성 찾기의 새로운 이정표를 모색했다.

최용호 대구경북학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포럼은 국문학·역사학·문화인류학·정치학·철학·경제학·사회학·도시계획학 등 다학문적인 측면에서 대구경북학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를 토론하고 그 방법을 짚어본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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