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슬럼프 삼성, '공격력'이 문제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이 시즌 첫 고비를 맞고 있다. 최근 투·타가 동반 슬럼프에 빠지며 2위 두산에 반 게임차 불안한 선두를 유지하면서 자칫 선두 자리를 빼앗길 지경에 빠졌다. 지난달 19승6패로 월간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우며 7할이 넘던 승률이 6월 들어 6승8패1무로 5할 승률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계속되던 타선의 난조에다 그나마 버텨오던 마운드까지 부진에 빠지며 승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투·타의 부진은 상대적으로 탄탄함을 자랑하던 내야진에까지 악영향을 끼쳐 최근 수비실책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총체적 난국에 허덕이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성적 부진의 단초를 제공한 타선의 공격력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반영하듯 휴식일인 20일 양준혁, 김한수, 진갑용, 강동우 등 고참 선수들은 시민야구장을 찾아 특타를 자청,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한대화, 박흥식 코치 등 일부 코치들은 배팅볼을 던져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강타자들이 즐비한 삼성이 휴식일에 특타를 하는 것 자체가 현재의 공격력이 그만큼 심각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삼성 타선이 침묵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은 심정수의 부진이 근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심정수는 최근 동료들로부터 '선풍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선풍기 날개가 돌아가듯이 속절없이 방망이만 휘두른다는 의미. 4월 타율 0.325, 홈런 6개를 기록하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던 심정수는 5월에도 타율 0.308, 홈런 5개로 이름값을 해냈다. 하지만 6월 들어 방망이가 고개를 숙이면서 지난 17일 SK전까지 11경기에서 출전해 타율 0.125(48타수 6안타), 1홈런의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문제는 심정수의 활약과 팀 성적의 관계. 삼성은 심정수의 활약이 돋보인 4, 5월에는 무난히 선두를 유지했지만 심정수가 부진에 빠진 6월부터 팀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성적도 하락세를 거듭했다. 그만큼 심정수가 타격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심정수가 살아나지 않으면 팀 성적의 반전도 당분간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진 원인에 대해 심정수는 "허리가 좋지 않다"고 말했지만 박흥식 코치는 타격폼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방망이가 간결하게 나오지 않고 아래로 처져 나오는 탓에 히팅 포인트를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것. 심정수는 최근 비디오 분석을 통해 타격폼 교정에 나섰지만 몸값에 걸맞지 않는 장기간의 슬럼프에 빠지면서 일부 팬들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흥식 코치는 "심정수가 핵심"이라며 "그가 살아나지 않으면 공격의 실마리를 풀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이번 주 현대(21~23일:대구시민야구장)와 SK(24~26:인천문학야구장)에서 3연전씩을 갖는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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