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石油 파동 닥쳐야 대비할 것인가

국제 유가 배럴당 6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수출 악화와 내수 경기 부진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우리 경제의 주름살도 그만큼 깊어질 조짐이다. 올 들어 그나마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유가 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어느 정도 완화됐다. 하지만 유가가 계속 천정부지로 치솟으면 '환율 보호막'의 효과도 사라지게 된다.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도 고유가 시대에 대비해야 하나 정부의 대응은 너무나 미온적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 운용 계획을 수립할 때 국제 유가를 배럴당 35달러 선으로 예상했다. 물론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기준이다. 그러나 두바이유도 이미 50달러 선을 넘어섰고, 서부 텍사스 중질유는 20일 장외 시장에서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 정부의 국제 유가 예측이 빗나가도 한참 빗나간 셈이다.

국제 유가는 앞으로도 고공 행진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50만 배럴 증산 방침을 밝혔으나 원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해 우리 경제 운용 계획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성장률이 0.1% 포인트 떨어지고, 소비자 물가는 0.15% 포인트 오르며, 무역 수지는 7억5천만 달러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장'단기 대책 마련은커녕 손을 놓고 있는 인상이다. 단지 에너지 과다 소비 산업 구조를 바꾼다는 계획뿐이다. 석유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석유 파동이 닥쳐 준비하면 이미 늦다. 에너지 절약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는 한편 대체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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