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인보험 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수성구 한 노인요양병원에서 1년째 생활하고 있는 김모(73) 할머니는 최중증 치매 환자다. 종일 누워 지내며, 남의 도움 없이는 식사도 못한다. 월 요양비는 100만 원. 김 할머니 아들은 "병원비 부담에 등골이 휜다"고 말했다.

지금도 만만찮은 어르신들 의료비 부담이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로 급속하게 나아가는 가운데 지금 같은 의료시스템이 유지될 경우 국민 1인당 연간의료비는 2000년 61만 원에서 2020년 339만 원, 2050년에는 2천904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표 참조). 자녀들의 부담도 커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인구 1인당 부담 연간의료비는 2000년 85만 원에서 2020년 478만 원, 2050년에는 5천273만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이 때문인지 어르신들 의료비를 부담하는 노인보험 판매가 갈수록 상승세다.

◇노인보험 전성시대

지난달 23일 정부는 2007년 7월부터 '노인요양보험'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치매나 중풍, 파킨스병 등 최중증(1∼3등급) 요양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64세 이하는 해당이 되지 않고 4등급 이하 중증이나 경증 대상자의 포함 여부는 2013년에 재검토할 예정이다. 또 노인요양보험이 도입되더라도 시설을 무료로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비·간병비의 20%와 식비는 본인 부담이다. 요양시설의 경우 월 30만∼40만 원, 요양병원은 월 50만∼60만 원 가량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민간보험사들은 이미 노인보험을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0개 손해보험사의 2004년 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 노인보험 원수보험료(매출액)는 3천41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6% 늘었다. 과거에 비해 상품이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치매, 중풍 등 집중 보장

노인보험, 효보험, 실버보험 등의 용어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보험사들마다 60세 이상 노인들도 가입할 수 있는 의미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따라서 일반 종신·정기·건강 보험 중 가입대상 연령이 높은 것들은 모두 노인보험이라 말할 수 있다.

노인보험은 대부분 치매나 중풍 등 노인성 질환을 집중 보장한다. '삼성 실버케어 보험'은 장기 간병 상태 시 매월 간병비를 지급한다. 보장형의 경우 매월 간병비를 최대 120회까지 지급하고 연금형은 매년 연금형태로 지급한다. '웰빙 실버 간병보험', '스탠바이 실버케어보험, '뉴 웰빙케어 건강보험' 등도 마찬가지로 치매, 중풍, 당뇨병 등에 대한 수술, 간병비 등을 제공하는 고령자 전용 상품들이다.

각종 특약을 통해 '나만의 보장'도 받을 수 있다. '참사랑 효보험'의 귀성길 보장 특약을 선택하면 명절 전후 14일간 교통재해를 보장받는다. 자식이 부모에 대한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한 상품도 있다. '치사랑 효보험'은 자녀 사망 후 부모 생존시에는 사망 보험금 1천만 원이 지급되고 동시에 매월 60만 원의 효도 연금이 보험 만기까지 지급된다. '골드 안심보험'은 사망, 장해보장을 강화한 양로형 보험으로 연금전환도 가능하다.

◇비싼 게 흠

노인보험은 다른 보험에 비해 비싼 것이 단점이다. 위험률이 높으므로 보험료가 비싼 것은 당연하겠지만 간병보험이나 질병보험의 경우 최하 월 보험료가 10만 원을 웃돈다. 웬만한 보장을 받으려면 40만, 50만 원은 훌쩍 넘어선다. 특히 질병보험은 건강진단을 먼저 받아야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마저 쉽지 않다. 삼성생명 동대구영업소 조화자 팀장은 "높은 관심에 비해 판매는 적은 편"이라며 "자식들이 나눠서 보험료를 내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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