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지역 건설업체가 서울업체를 눌렀다. 분양가와 청약률에서 모두 압승을 했다. (주)태왕이 대구 수성구 시지동에 건설할 '시지 태왕 아너스(407가구)' 모델하우스를 21일 공개, 입주자 모집에 나선 결과 당일 전 평형 1순위 마감을 했다. 새벽부터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자들이 줄을 늘어선 결과로, 평균 경쟁률은 20~30대 1선이다.
이는 같은 권역(노변동)에서 서울의 월드건설이 지난 4월 753가구를 분양한 결과 일부 평형대에서 1순위 청약 마감을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분양가도 태왕에 비해 싼 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역 브랜드 '아너스'에 서울 브랜드 '월드메르디앙'이 맥을 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달성군 다사읍 죽곡지구에서 분양한 '한라하우젠트·경남아너스빌'아파트(605가구)도 지역업체인 한라 측이 주도해 모델하우스를 꾸미고, 분양전략을 세운 결과 초기계약률 93%라는 높은 분양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지역 건설업체가 분양한 아파트가 서울업체보다 높은 경쟁률로 인기리에 팔리자 지역업체들은 "아파트 건설 명가(名家)의 자존심을 찾게 됐다"며 기뻐하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시행사들이 서울업체보다는 지역업체와 협력, 경제 회생에 기여했으면 하는 기대도 감추지 않고 있다.
서울업체들은 그리 밝지 않은 표정이 역력하다. 브랜드와 자금력을 내세우고 왔다가는 큰코다친다는 판단에서다. 지역 업계에서는 "외지 건설업체들이 브랜드만 앞세워 마감자재 등에는 신경을 안 쓰고, 분양가만 올리다가는 내실과 품격을 앞세운 지역 업체들에게 참패당할 수도 있다"면서 "서울업체일수록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분양광고 및 영업전략에 신경을 쓰고, 지역의 관련업체를 협력업체로 쓰는 등 적극적인 지역친화술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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