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교육청은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교육박람회에 참가했던 대구교육혁신관을 대구학생문화센터 'e-갤러리'로 옮겨 지난 23일부터 재전시에 들어갔다. 박람회장이 너무 멀어 방문하지 못한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것.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의 전시물들을 모두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대구의 교육정보를 한데 모아놓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매력 있다. 더구나 대구가 타 시'도에 비해 단연 앞서는 창의력 교육 분야의 정보를 통해 자녀의 잠자는 두뇌를 깨우는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재전시회에서는 특별체험코너도 추가됐다. 각 지역 교육청 '발명교실'교사들이 나서 간단한 만들기 코너를 운영함으로써 전시관을 찾는 학생들의 창의력과 과학적 이해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 것. 오는 29일까지 계속되는 전시회장으로 자녀와 함께 가보자.
▲이거 정말 섬유 맞아요
전시 첫날인 지난 23일 오후 3시, 전시관을 방문한 동도초등학교 3학년생들은 너도나도 바늘을 하나씩 손에 들고 솜털 같은 '펠트'를 콕콕 찔러댔다. 엉키는 성질을 지닌 펠트 섬유를 이용해 원하는 모양의 핸드폰 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안내 교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예쁜 모양의 고리를 보고 너도나도 달려들어 바늘을 연신 찔러댔지만 예상 외로 쉽게 모양이 잡히지 않았다. 10분 이상 공을 들여야 제대로 모양이 갖춰지지만 아이들은 단순 반복 작업에 금세 싫증을 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들은 솜털 같은 섬유가 엉키며 모양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신기한지 일단 너도나도 달려들어 펠트와 바늘을 하나씩 챙겼다. 김영란 양은 "핑크색으로 하트 모양의 핸드폰 고리를 만들고 싶었지만 계속 바늘로 찌르느라 너무 힘들다"며 "집에 가서 엄마에게 만들어 달라고 하려고 한 개 가져왔다"고 했다.
펠트를 이용한 디자인 체험 코너는 미술을 통한 창의성 교육을 활용한 것. 디자인은 풍부한 상상력과 미적 감성이 바탕이 돼야 하는 예술 분야로 아이들의 창의성을 자극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소재 섬유까지 곁들여 아이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할 수 있다.
▲재미있는 만들기 교실
"어? 내건 왜 빙글빙글 돌지 않고 올라갔다 내려갔다만 반복하는 거지?"
학생들이 고개를 갸우둥거리자 남산발명교실의 교사가 '빨대풍차'에 숨은 비밀을 알려줬다. 빨대 끝을 잘게 잘라 접어 풍차 날개를 만들 때 45% 각도로 살짝 꼬임을 줘야 빨대가 바람개비처럼 빙글빙글 돌아간다는 것.
과학체험 코너는 각 지역교육청의 발명교실에서 운영한다. 동부교육청 남산발명교실의 '올라가는 빨대풍차' 외에 서부교육청 달성발명교실은 '볼펜대와 무로 만든 총', 남부교육청 성서발명교실은 '꽃잎으로 만든 책갈피', 달성교육청 화원발명교실은 '고리비행기 날리기' 등의 프로그램을 내놨다.
'볼펜대와 무로 만든 총'은 공기의 압력을 이해하도록 했고, '꽃잎으로 만든 책갈피'는 건조와 압력을 알게 했다. 또 고리비행기는 아래로 포물선을 그리며 툭 떨어지는 종이비행기와는 달리 실제 비행기처럼 '양력'을 받아 하늘로 부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장세현 군은 "수평으로 비행기를 날렸는데 하늘로 쑤욱 올라갔다 떨어지는 모습이 신기하다"며 "전혀 날 것 같지 않은 투명비닐을 붙인 고리비행기가 정말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신기해 했다.
▲각종 볼거리와 정보가 가득
전시장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기 충분한 각종 볼거리가 가득하다. 정보도 다양해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유용하다. 전시장 곳곳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캠코더에 담은 서주연(27'두산초교 교사)씨는 "학생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지만 전시장까지 너무 멀어 방송을 통해 전교생에게 보여줄 예정"이라며 "특히 창의 체조 영상물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국민체조를 대신해 스트레칭하는 데 이용하면 효과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창의체조 영상물은 미국의 폴 데니슨 교수가 창안한 '두뇌체조법' 중 창의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우뇌자극 체조를 3D입체영상으로 꾸며 놓은 것.
그 외에도 전시장에서는 점자 명함을 만들어 보고 나의 창의성 지수도 측정해 볼 수 있다. 또 대구시 교육청이 추진 중인 '사랑의 손잡기 운동'과 '창의교육'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대구학생문화센터 e-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2005 교육박람회 대구교육혁신관'을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신기한 눈으로 발명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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