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BS 수능방송 수험생에 부담만"

교육부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지난해부터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EBS 수능방송이 수험생들에게 시간적·경제적 부담만 줄 뿐 모의고사 체감 반영도는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능시험 출제와 관련된다는 사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EBS 교재를 본다는 수험생이 절반을 넘어 정책 방향 수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매일신문사가 대구의 남·달서·수성구 지역 4개 고교 3학년생 500명을 대상으로 EBS 수능방송 활용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5시간 이상 시청한다는 학생은 11%에 그친 반면 전혀 시청하지 않는다는 학생이 35%나 됐다.

조사 대상 4개교 가운데 3개교는 아침 또는 방과 후 자습시간에 모든 교실에서 EBS 수능방송을 방영했고, 특별실에서 희망자만 자율 시청하도록 하는 ㄱ고의 경우 전혀 시청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무려 63%나 됐다. 학생들은 "강의 수준이 맞지 않다", "진도가 너무 느리다", "교실에서 방영하니 할 수 없이 본다"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 1일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에 수능방송이나 교재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68%의 학생이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또 응답자의 10%만 수능방송이나 교재가 공부에 많이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반면 31%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부담만 준다고 비판했다.

향후 수능방송이나 교재 활용 계획에 대해서는 55%의 학생이 교재만 보겠다고 밝혔다. 상위권 학생들은 이보다 더해 68%의 학생이 교재만 보겠다고 대답했으며, 9%는 교재도 방송도 활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종계 경일여고 연구부장은 "현실적으로 EBS 강의나 교재에만 나오는 내용을 수능에 출제한다는 것이 불가능한데다 다른 교재와 별 차이가 없어 학생들이 외면하는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학생들의 만족도나 활용도를 면밀히 조사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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