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트 탈북 본격화 징후인가

보트 탈북 본격화 징후인가

지난 17일에 이어 26일 북한 주민 3명이 어선을 타고 귀순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상을 통한 탈북이 본격화되는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황해남도 구미 포구에서 1t급 전마선을 타고 출발해 남쪽해상으로 넘어와 귀순 의사를 표시한 홍모(42)씨, 문모(39·여)씨, 그리고 9세 남아등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3명을 상대로 정확한 귀순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지난 17일에는 40대 북한 부부 2명이 0.3t급 무동력 전마선을 타고 서해 백령도해상을 통해 귀순하기도 했다.

귀순은 아니지만 같은 날 북한 어선 1척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남쪽으로 1.8마일 가량 월선한 사례도 있었다.

이전에도 북한 주민들이 서해상이나 동해상으로 선박을 타고 빠져 나와 남쪽으로 탈북한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불과 열흘 사이에 어선 2척이 잇따라 귀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상을 통한 북한 주민들의 탈북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현재 중국으로 통하는 국경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어 주민들이 해상 루트를 통한 탈출로 눈길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군당국에서는 "현재까지 특이한 동향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해상을 통한 대량 탈출의 가능성을 낮게 봤다.

대신 이번에 잇따른 어선 귀순 사건은 계절적으로 꽃게잡이철과 겹치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003년 8월 신의주에서 어선에 자신의 가족을 태우고 탈북한 순용범씨는 " 이번에 귀순한 북한 주민들이 모두 전마선을 이용했는데 이 배는 꽃게잡이 그물을 치고 걷는 역할을 담당하는 배"라고 설명했다.

모선에서 떨어져 작업을 해야 하는 전마선들은 감시나 통제의 손길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어 이탈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특히 파도에 뒤집힐 위험성이 크지만 전마선과 같은 소형 선박들은 경비정에도 발견될 확률이 낮아 탈출에는 안성맞춤이다.

군당국자는 이와 관련, "1t 미만의 전마선들은 파고가 1m만 되도 1㎞ 밖에서는 전혀 관찰이 불가능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꽃게잡이철에는 북한의 서해안 각 항구에서 출항하는 어선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북한 경비정들의 통제가 허술해지는 것도 이번에 어선을 타고 귀순한 북한 주민들의 탈출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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