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
장마가 시작되면서 상습 침수지역이나 한번쯤 침수피해를 입었던 주민들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마에 대비해 배수 펌프를 들여놓고, 자체 배수시설을 보강했다지만 인근 지역의 신축 공사 등으로 지대가 낮아져 집중호우 발생 시 침수피해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것.
27일 북구 태전동 태전중석타운 및 협화맨션 아파트 일대. 지난해 국지성 호우로 팔거천이 범람하고, 하수도가 역류하는 바람에 공장과 상가, 주택 등 20여 곳이 침수해 2억6천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곳이다.
주민들은 북구청이 지난 5월까지 수해복구사업으로 팔거천 옹벽을 높이고 강바닥 평탄 작업을 벌였지만 지난해 겪은 침수피해에 대한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릎까지 물이 차 피해를 입었던 ㅅ철공소 직원 이황일(44)씨는 "도로보다 지대가 낮기도 하지만 물이 팔거천으로 빠지지 않고 오히려 역류하는 바람에 피해가 잦다"며 "하수시설 공사를 하고 있지만 집중호우 시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ㄱ세탁소 주현숙(60)씨는 "팔거천을 따라 칠곡지역에서 많은 물이 내려오지만 각종 쓰레기 등에 걸려 아래로 빠지지 못하고 오히려 제방을 넘어 낮은 지역으로 물이 범람해 배수로 정비 등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계속 침수피해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달서구 감삼동 두류정수장 반대편 상가 주민들도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피해 악몽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인해 물이 허리까지 차 피해가 컸지만 구청 측은 예산 부족으로 하수관로 확장이나 추가 수로 확보 공사를 내년쯤으로 미뤄두고 있기 때문.
호프집을 운영하는 장동환(38)씨는 "침수피해에 대비해 입구를 30cm가량 높였지만 또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겠다"며 "상습침수지역으로 알려지면서 인근에 빈 가게도 늘었다"고 했다. 동구 신암동 아양중학교 인근. 2003년 태풍 매미로 상가 및 주택 250가구가 물에 잠긴 지역이다.
백창원(49·동구 신암동)씨는 "폭우가 쏟아질 경우 사실상 대책이 전혀 없어 비가 적게 오기만 바랄 뿐"이라며 "임시방편적인 대책으로는 침수피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구청 관계자는 "이 일대에 양수기 14대를 설치해 피해를 줄일 계획이지만 집중호우에 대비한 배수펌프장 설치는 예산이 없어 어렵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는 풍수해에 대비, 이달 말까지 빗물 펌프장 10곳과 수문 등 17개 시설에 대한 점검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시는 상습침수지역인 성서지구, 팔현지구, 달성 구지·징리·오설지구, 달성 하빈·봉촌지구 등 4개 지역에 대해 585억 원을 투입해 배수펌프장을 증설하고 제방을 쌓기로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사진:지난 2002년 태풍 매미로 산사태가 일어난 팔공산 비로봉 북편. 3년이 지났지만 수마가 할퀴고 간 생채기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복구 시공을 맡은 군위산림조합 이희택 상무는 " 긴급 복구 공사는 마쳤지만 생태복원에는 10년 이상 걸릴 것" 이라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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