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 첫 번째 독자위원회에서 필자는 초등학교 입학식에 선 신입생처럼 긴장하면서도 한편으론 호기심으로 가득 찬 채 회의에 참가했다.
막연히 매일신문이 지방신문 중에서 보기 드물게 그 저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만 알 뿐 지금껏 매일신문을 정기 구독해 본 적은커녕 가판대에서조차 매일신문을 구입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독자위원들이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소감을 발표할 때였다.
필자는 옆에 앉아 있던 이희갑 장학사의 발언에 번쩍 실마리를 얻었다.
"나는 오랫동안 매일신문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매일신문을 더욱 사랑하는 동시에 사랑 어린 눈으로 보겠습니다"라는 얘기에서 말이다.
10여 년 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펴내며 우리나라 전 국토를 박물관으로 만들었던 유홍준씨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는 어느 조선시대 문인의 글에서 출발해 사랑의 감정으로 문화유산을 답사하면서 우리 국토박물관의 참 모습과 가치를 우리에게 일깨워준 바 있다.
나도 여기서부터 출발하여 우리 지역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매일신문이 우리 지역의 소식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먼저, 나의 전문분야인 브랜드부터 언급하고 싶다.
지난해 모 경제지 3월 10일자 '대구시가 밀라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한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쉬메릭'이 의류, 잡화, 우산, 목공예, 귀금속 등의 품목으로 전국 69개 매장을 내고 2002년 181억 원, 2003년 184억 원의 매출액을 내는 등 해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시기상 비슷하게 출발한 부산시의 '테즈락'이 이미 자취를 감춘 것을 비롯해 다른 시도의 공동브랜드도 유명무실한 것에 비한다면 대구시의 쉬메릭은 정말 장한 독주를 하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었다.
그 성공의 비결에는 '대구시가 별도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비용을 최소화한 데에 있다'라고 대구시의 분석을 덧붙이고 있었다.
이에 비해 5월 11일자 매일신문은 '쉬메릭에 대해 지역민은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전국 각 지자체들은 쉬메릭을 가장 잘 된 공동브랜드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라는 보도와 함께 서울시도 쉬메릭을 배우려고 여러 차례 방문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쉬메릭의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여전히 대구시의 분석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었다.
그저 우리 지역민은 몰라주어도 다른 지자체가 알아주면 된다는 자아자족식 발상인가. 아니면 세계적인 유명브랜드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지속적인 전략이 필요한지 모르기 때문인가. 이제부터라도 정말로 쉬메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매일신문은 전달식의 보도 형태에서 벗어나 쉬메릭의 성공요인과 쉬메릭 사용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 나아가 대구 우수 중소기업의 공동브랜드 쉬메릭의 성공신화를 만들기 위한 시나리오와 전략, 파급효과 등을 심층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올해부터 쉬메릭이 시민프로축구단 대구FC와 함께 스포츠 마케팅을 수행할 것이라고 한다.
일단 지지를 보낸다.
쉬메릭이 성공브랜드로 장수하기 위해서는 함께 가야할 동반자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뜨거운 가슴으로 사랑의 동반자가 되었으면 한다.
그 중심에 매일신문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안경주 변리사(본지 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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