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 5일 근무, 투잡스족이 뜬다

대구 모 구청 공무원 이모(41)씨는 요즈음 '부업 아이템 짜기'에 열중이다.

이씨는 "금요일과 토요일 야간 시간대 행인이 많은 길거리에서 이동식 커피판매점 등을 구상 중"이라며 "영리행위를 금지한 복무규정에 위배되는 줄은 알지만 주5일제 시행으로 '투잡족'을 꿈꾸는 공무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동사무소 직원 김모(44)씨는 요즘 신문 창업·부업면에 부쩍 눈길이 간다고 했다.

주중에는 아내에게 가게를 맡기고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저녁까지는 자신이 운영할 만한 일거리를 찾고 있다는 것. 김씨는 "PC방, 인터넷 쇼핑몰, 막걸리집 등 다양한 사업 아이템이 요즘 동료들 사이에 화제"라고 말했다.

주말 이틀의 여유시간을 갖게 된 공무원들이 '재테크', 특히 부업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공무원복무규정(제25조)은 직무능률 저해, 공무에의 부당영향, 국가이익침해, 정부의 불명예 초래의 우려가 있는 경우 영리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그 같은 '부작용'을 피해 부업 정도는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경주시청 한 여성 공무원은 주말에만 할 수 있는 부업거리를 찾던 중 예식장 도우미 자리를 구했다.

그는 "결혼식이 있는 주말에만 일하고 수입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라고 했다.

실제로 공무원 4명 중 3명꼴로 기회가 닿으면 창업을 하고 싶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계명대 경영정보학과 김영문 교수가 공무원 275명을 대상으로 창업의향을 조사한 결과 75.3%가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창업을 준비중이라고 응답했다.

회사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울진원전에 다니는 한 과장은 요즘 수강생 모집에 열을 내고 있다.

집에서 영어 과외를 하는 아내의 권유로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 및 논술지도에 나서기로 한 것. 그는 "교재는 학습지 전문회사에서 보내주기로 하고 1주일에 한번 정도 강의하는데 1인당 4~5만 원씩 받는다"며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학원 강사로 출강하거나 과외를 하는 직원들도 적잖다"고 귀띔했다.

대구지역 모 대학 직원은 "주말에 돈벌이가 될 만한 일거리를 찾고 있는데 요즘 인터넷 쇼핑몰 창업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농촌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포항에서는 주5일 근무제 시행 후 논밭과 사과, 배, 감나무 등을 일정기간 임대해 주는 '주말농장업'이 생겨났다.

사회 1·2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