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본인이 책임을 지고 직접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언론을 통한 공식적인 사과를 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배우 최민식과 송강호가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지난 24일 조선일보에 실린 강우석 감독의 인터뷰 내용에 대한 해명 및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강 감독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약 1시간 넘게 격앙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기자회견에 앞서 송강호는 "이 자리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가칭 매니지먼트협회간의 갈등에 대한 옹호나 대변의 자리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강우석 감독에 의해 실명이 거론된 배우와 소속사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송강호는 "강우석 감독이 발언한 내용 중 최민식씨와 소속사 브라보엔터테인먼트, 송강호와 매니저 심필보씨가 마치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처럼 매도하고 진실을 호도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왜곡되고 진실과는 다른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에 대해 개인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회사의 이미지를 손상시킨 강우석 감독에게 해명과 언론을 통한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민식은 "6월 24일 조선일보 기사를 접하고 순간적으로 숨이 멎는 듯 했다. 기사 서두의 '배우들 돈 너무 밝혀요'라는 강우석씨의 폭언이, 현재 불거져있는 영화계 문제를 과연 진심으로 해결하려는 사람으로서 적절한 발언인지 이 자리를 빌려 묻고 싶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반문했다.
그는 "나 역시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배우와 매니지먼트사가 100% 결백하고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강우석씨의 이런 말은 전혀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강호 역시 "최근 4년간 강우석 감독의 시네마서비스에서 작품 섭외가 한작품도 들어온 적이 없다"면서 "관객들이 내 영화를 보면서 내 연기를 보는 게 아니라 '송강호 참 돈 많이 밝히는 배우지'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 그 생각을 하니까 잠이 안 오더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두 배우는 '높은 개런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가 낮아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여 항변했다.
송강호는 "도대체 그 근거가 어느 나라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러면 개런티가 낮으면 훌륭한 영화인가. 오늘 크랭크 인 한 '괴물'의 총제작비가 120억원인데 주연배우인 내가 받은 돈이 5억원이다. 그게 지탄받아야하는 조건인가"라고 물었다.
최민식은 "제작사에서 제시하는 금액에서 큰 오차가 나지 않는 선에서 개런티 협상을 하게 된다. 매 작품마다 이 작품이 유작이라고 생각하며 온 몸이 부숴져라 연기했다. 응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게 뭐가 잘못됐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이어 강 감독에 대해 재차 사과를 요구했다.
최민식은 "실명을 거론해서 비판했듯, 똑같이 실명을 거론해서 공식적인 언론을 통해 사과해주기 바란다. 만약 그런 사과가 없다면 법리적인 해석을 통한 대응도 강구하겠다"고 말했으며 송강호는 "사실 강 감독님이 공식적인 사과는 안 했지만 매니저를 따로 불러 본의아니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우리가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이유는 잘못된 발언이 공식적인 기사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파됐기 때문에, 사과도 공식적으로 해야 해소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강우석 감독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배우들의 높은 개런티와 매니지먼트사들의 공동제작 요구에 대해 격정을 토로했고 와중에 송강호 최민식 등의 실명이 거론됐다.(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