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모의평가 결과…학습 이렇게

지난 24일을 전후해 6월 모의평가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은 불충분한 자료에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의 모의고사에 비해 문제가 어려웠다는 사실만 느낄 뿐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자신의 점수로 어느 대학에 지원할 수 있을지, 수시와 정시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대구 송원학원과 서울 대성학원, 부산학원이 함께 해당 지역 응시생 1만7천500여 명의 성적과 평가원이 발표한 채점 결과를 토대로 만든 것이다. 다소간의 추정치가 포함돼 있으나 현 시점에서 수험생들이 올해 입시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료에 나타난 자신의 현 위치와 지원 가능 대학을 목표하는 대학과 맞춰본 뒤 수시 지원 여부, 수능 준비 방법 등을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응시자 분포

이번 모의수능 응시자는 재학생 49만6천889명과 졸업생 8만7천181명 등 모두 58만4천70명이었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1만 명 정도 많은 숫자다. 그러나 직업탐구 응시자가 4만6천여 명 많은 점으로 미루어 실제 수능 응시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직업탐구에 응시한 실업계고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수시모집에 합격한 뒤 수능에 응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응시자 분포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수리영역 응시자가 5만여 명 늘었다는 것. 지역 대학을 비롯해 지난해 2+1유형을 채택했던 대학들이 수리를 포함한 3+1유형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결과다.

수리 가형 응시 비율은 29.2%로 지난해 수능에 비해 0.3% 늘었으나 교차지원을 고려해 실제 수능에서 나형에 응시할 인원을 감안하면 큰 변동이 없다고 할 수 있다. 4과목까지 응시할 수 있는 사회와 과학탐구에서 3과목만 응시한 수험생이 각각 10.9%와 11.6%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과목별로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 날 가능성을 감안해 4과목을 치르는 것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 점수 분포 특징

표준점수는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낮아 평균 점수가 높거나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에서 낮게 나타난다. 반대로 어려워하는 과목이나 하위권 학생이 몰리는 과목에서는 원점수가 조금만 높아도 표준점수가 크게 오른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이런 불합리를 해소하기 위해 거의 모든 영역에서 난이도가 높은 문항이 한두 개씩 출제됐다. 이렇게 되면 고난도 문항을 맞힌 수험생은 표준점수가 껑충 뛰는 반면 중·하위권 학생들의 점수는 조금씩 낮아진다. 상위권의 변별력은 어느 정도 확보된 셈이다.

수험생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영역인 수리와 탐구영역을 살펴보자. 수리영역의 경우 이번 모의평가에서 가형의 만점자 표준점수는 148점으로 지난해 수능에 비해 7점 높아졌다. 이에 비해 나형 만점자 표준점수는 153점으로 지난해보다 3점 높아졌다. 가형과 나형의 점수 차는 지난해 9점에서 이번에 5점으로 좁혀졌다.

이는 교차지원을 고려해 나형에 응시하는 자연계 수험생의 유리함이 지난해보다 줄어든다는 의미다. 또 지난해 수능에서는 2+1유형 대학에 지원하기 위해 수리영역 공부를 사실상 포기하고도 시험 분위기 유지를 위해 수리에 응시한 '수학치(痴)'가 상당수였으나 올해는 대부분 대학이 3+1유형으로 전환해 이 같은 응시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사회·과학탐구의 경우 원칙적으로 선택과목 간 유·불리를 피할 수 없다. 아무리 난이도를 맞춘다고 해도 실제 수능에서 수험생들이 어떤 점수 분포를 보일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 와서 선택과목을 바꾸는 학생이 소수인 점을 고려하면 과목별 응시집단의 특성은 어느 정도 짚어볼 수 있다. 이번 모의평가를 비롯해 향후 여러 차례의 모의고사에서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높으냐 낮으냐를 살피면 되는 것이다.

사회탐구의 경우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지난해 수능에 비해 다른 과목 응시자는 줄었는데 세계사, 법과 사회, 경제지리, 세계지리의 응시자가 늘어났다. 이 가운데 경제(63점)에 이어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두 번째(70점)로 낮은 세계사를 제외하면 75~89점의 높은 점수 분포를 보였다는 사실은 음미할 만하다. 또 응시자가 지난해 15만9천여 명에서 이번에 8만9천여 명으로 급감한 국사 과목의 만점자 표준점수도 82점이나 됐다.

과학탐구는 지난해 과목별 점수 차이가 6점이던 것이 이번에 11점으로 늘어 난이도 조정이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만점자가 많아 문제됐던 생물Ⅰ 응시자가 7천여 명 줄어든 데 비해 지구과학Ⅰ은 5천여 명 늘었는데, 두 과목의 만점자 표준점수는 각각 77점과 71점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 학습 전략

▲ 난이도가 높은 문항에 대비하라

이번 모의평가에서 확연히 드러났듯 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올해 수능에서도 영역마다 고난도 문항이 적어도 한두 개씩은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탐구영역에서는 지난해처럼 1등급이 양산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어려운 문제가 포함될 여지가 크다. 여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신유형, 낯선 지문, 실생활 적용 문제 등 다양한 유형의 문제에 적응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문제집 몇 권을 풀어보는 것만으로는 안심하기 힘들다.

▲ 선택과목 유·불리를 감안하라

많은 대학들이 표준점수를 보완하기 위해 백분위나 자체 변환 점수를 활용한다고 해도 일단은 자신이 선택한 과목에서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사회·과학탐구의 경우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과목이나 전공 관련 과목을 4개까지 준비하되 응시집단의 특성을 살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자연계 학생 가운데 수리 나형 응시를 생각하고 있다면 대학별 가중치나 감산점 등을 살피는 동시에 지난해보다 나형 응시의 유리함이 줄어들 것이란 점을 감안해 판단하는 것이 좋다.

▲ 남은 기간에 최선을 다하라

모의고사는 수험생 자신의 학업 성취가 어느 정도인지, 다른 수험생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 위치가 어디인지 알아보고 공부 방향과 태도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기회이다. 성적이 좋고 나쁨에 연연할 게 아니라 취약점과 강점을 파악해 향후 학습에서 최대한의 성취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수험생들의 승부가 여름을 얼마나 잘 보내느냐에 달린 점을 생각할 때 지금까지보다 남은 기간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9월 모의평가 때까지 취약점 보완에 집중한 뒤 그 결과를 보고 2학기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세워도 늦지 않다.

▲ 상위권의 경우

가장 변별력이 큰 것은 수리영역이므로 여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한다. 탐구영역은 단기간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모의고사 성적에는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일단은 수리영역 점수를 어느 정도 확보한 뒤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고3 재학생의 경우 진도가 덜 끝났거나 복습이 부족해 아직은 낮은 점수에 머물지만 마무리에 들어가는 9월 이후 큰 폭으로 점수가 오를 가능성이 크므로 실망하거나 조급함을 가져서는 안 된다.

▲ 중·하위권의 경우

일단은 한 과목이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부족한 과목을 보완하는 계획을 장기적으로 세우되 전 영역에 걸쳐 고르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교과서와 학교 수업을 중심으로 예습과 복습을 꾸준히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 언어영역이나 외국어영역의 경우 중·하위권 학생들도 꾸준히 노력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므로 날마다 일정 시간을 할애하는 학습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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