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육행정 감사결과

30일 발표된 '교육재정 운영실태' 감사 결과는 우리나라 교육행정의 난맥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고 있는데도 초등학교를 마구 신설, 빈 교실이 남아도는 등 교육예산이 낭비되고 있고, 초등학교 교원도 과다 배출돼 임용난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현실과 괴리된 교실 수급정책

저출산 현상의 확산으로 신생아 수는 지난 95년 72만 명에서 2004년 49만 명으로 31.9%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지난 2002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15년에는 현재(약 412만 명)의 70% 수준인 269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중·고교 입학생은 입학 시차로 2010년 403만 명의 정점을 기록한 뒤 2015년에는 335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확대 일변도의 학교신설계획을 그대로 추진, 2001년 2천655개였던 초등학교 빈 교실이 지난해에는 6천42개로 무려 128%나 증가했다. 교육당국이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새로운 학교신설계획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빈 교실은 오는 2011년에는 무려 1만4천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 2002-2003년 사이 전국 택지개발지구에서 개교한 초등학교 중 빈 교실이 있는 학교가 무려 417개나 됐으며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경기도 용인 죽전지구의 한 초등학교는 고작 8명으로 개교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2008년까지 택지개발지구에서 신설될 예정인 초등학교 260개(7천942실) 중 21개(795실)는 신설 자체를 재검토하고, 나머지는 교실 수를 1천257실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할 경우 약 3천436억 원의 예산이 절약될 것으로 전망됐다.

△교원의 심각한 과다배출

교육부는 2003년 9월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18명 이하로 낮추고 이를 위해 매년 6천 명의 초등교원을 양성한다는 내용의 '초등교원 중·장기 수급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이는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를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었다.

감사원의 추산에 따르면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006년 22.9명에서 2010년에는 교육부 목표치보다 낮은 17.8명으로 줄어들 뿐만 아니라 2010년 이후에도 초등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감사원은 당장 내년부터 11개 국립교대 등의 입학정원을 현행 6천200명에서 4천36명으로 35% 감축하는 한편 제주교대도 입학정원이 현재의 3분의 1수준인 64명이 적정한 만큼 타대학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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