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상경 주연 '변호사들' 4일 첫 전파

야망이 꿈틀거리고 그 속에는 비릿한 뭔가가 숨겨져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치열한 두뇌싸움이 흥미진진하고 결국은 사람 냄새가 배어있다.

4일부터 시작하는 MBC TV 월화드라마 '변호사들'(극본 정성주, 연출 이태곤)은 제목에서도 이중성을 함포하고 있다. 법의 테두리에서 약자를 보호하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해야 하는 이상적인 직업이지만, 현실에서 그들은 자본의 논리에 상당히 취약한 집단으로 보여진다. 참된 삶과 그릇된 욕망을 사랑을 매개체로 날 것 그대로 드러내겠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드라마다.

'정의의 심판'을 향해 투철한 직업의식을 보이는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 서정호(김상경 분)는 선인(善人)이다. 그와 대립각을 형성, 자본과 힘의 논리를 쫓아가는 윤석기(김성수)는 악인(惡人)인 셈이다. 서정호가 다니는 로펌의 여비서이자 윤석기의 옛애인 김주희(정혜영)가 삼각관계를 이룬다.

'12월의 열대야'로 가슴 밑바닥에 숨겨진 사랑의 감정을 정공법으로 드러내놓았던 이태곤 PD는 "'변호사들' 역시 멜로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드라마를 풀기 위한 장치일뿐 결국은 주희와 서정호, 윤석기의 러브 스토리"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법리 해석과 고객의 승리를 위한 변호사들의 경쟁은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될지, 구태의연한 소재로 머물지 관심이 모아진다.

고아원을 보살피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의사 부부의 큰 딸 주희는 고아원생 석기와 사랑하는 사이. 석기가 사법시험을 사실상 패스하는 날 부모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알린다. 행복의 정점에 서있던 주희는 어느날 날벼락을 맞는다. 석연치 않은 교통사고로 부모는 죽고 동생은 불구가 되는 것. 더욱이 석기 역시 어딘가 끌려갔다 온후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한다.

주희 부모에게 정신 상담을 받아왔던 서정호의 아내의 도움으로 주희는 서정호가 일하는 로펌에 다니게 된다. 주희는 꼬박꼬박 나오는 많지 않은 월급으로 동생 수술비를 모으는 낙, 하나로만 살고 있다.

검사시절 비자금을 파헤치다 사표를 쓰고 나왔던 정호는 계속 그 비자금의 실체를 파헤치고, 그 과정에서 3년 만에 귀국한 윤석기와 부딪치게 된다. 윤석기는 미국 대형 로펌에서 근무한 뒤 한국인 고객의 비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들어온다.

세사람이 만나면서 극의 갈등은 고조된다. 아내와 이혼하게 된 정호는 자신을 짝사랑한 주희의 진심을 알게 되며, 자본의 노예가 된 석기 역시 아련한 심경으로 주희를 보게 된다.

"멜로드라마를 하고 싶어 이 작품에 출연했다"는 김상경이 이 드라마에 출연한 것은 사실 이태곤 PD가 자신의 출연작 일일극 '날마다 행복해'의 조연출이었으며, 이후 베스트극장에서 2~3차례 호흡을 맞췄던 '의리'가 더 강한 동기가 됐다.

그래서인지 "시놉시스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으며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재미를 못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그는 "흥행에 신경쓰지 않는 탓인지 시청률은 운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변호사라는 특정 집단의 사실성 보다는 드라마적 구성으로 극을 봐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캐스팅 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정혜영은 "스태프들이 많이 배려해줘 촬영하는데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배역에 대해 "어찌보면 전작 '불새'에서 이은주씨가 맡았던 역과 비슷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미리 보여진 시사회 장면에서는 김성수의 연기가 눈에 띄었다. 알몸 고문 장면까지 촬영하면서 악인으로의 변신에 공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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