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업·창업] "어! 지역에도 알짜 회사 많네"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 '일자리 정보 메카' 선언

"지역기업요? 갈 만한 데가 없어요. 급여수준도 낮고요."

수도권만 바라보는 구직자들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정말 그럴까? 이번주 취업면은 '지역 일자리 정보의 메카'가 되겠다는 선언을 하고 나선 노동부 산하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를 찾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봤다. 지난 3월 대구 범어동에 최신 시설을 갖춘 센터는 '정부기관답지 않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굿잡, 들어가보세요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는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의 대구경북지역 1천500여 기업 정보를 한자리에 모은 사이트인 굿잡(http://www.goodjob.go.kr)을 지난달 개통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지역 기업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망라돼 있다. 급여는 얼마나 주고, 회사 규모는 어떠하며 최근 매출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업종별, 직종별로 다양한 검색이 가능하다. 자동차부품업계에서, 금속업계에서, 전자업계에서 회사별 급여수준은 어떤지 상세한 정보 탐색이 가능하다.

금속업계 리스트를 보다가 급여가 꽤 좋다고 소문나 있는 대구 달성공단 대한소결금속을 클릭해봤다. 굿잡 사이트에서 이 회사의 급여 수준은 대졸 기준 초임이 월 245만 원. 연봉으로 따져보면 2천940만 원이다. 삼성전자·포스코 등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중소기업으로는 최고 수준.

실제로 이 회사에 문의해보니 "대략 맞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급여를 많이 주지만 생각만큼 신입사원 지원자가 많지는 않다고 했다. 회사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굿잡은 '상당수 구직자가 모르고 있는'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널리 유통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만들어졌다. 알짜 회사 정보를 지역 구직자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대구고용안정센터는 모든 정보에 접속가능한 ID를 일반 구직자들에게까지는 주지 않고 있다. 정보를 검색하려면 센터를 직접 찾아 센터 직원의 도움을 구하거나 지역 각 대학 취업정보센터 직원에게 문의한 뒤 이용 가능하다.

아직 기업정보 가운데 부정확한 것이 적지 않아 안정화할때까지 일반에 대한 전면 공개는 잠시 유보하는 것. 제한적 이용을 통해서도 개통 한 달만에 1만여 건의 조회를 기록했다. 센터는 상시근로자 30인 이상 49인 업체 1천600여 개에 대한 정보도 조만간 굿잡에 올릴 계획이다.

◇기업들도 이용하세요

지난달 28일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에는 구직자들이 잔뜩 몰려 있었다. 면접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고용안정센터가 직원을 뽑나 했더니, 아니다. 일반 기업이 이 곳에서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고용안정센터에 채용대행을 시키고 있다.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지원서 접수 등 일손이 들어가는 채용절차를 수행하기에는 역부족. 고용안정센터는 서류 접수를 대신해주거나 면접장소까지 제공해준다.

올 들어 70개 업체가 고용안정센터를 통해 채용을 했다. 대기업도 적지 않다. 컨택센터 전문기업인 대성글로벌네트워크가 고용안정센터를 이용해 140명을 뽑았다. 팀장급 등 간부사원도 채용대상에 포함됐다. 대구에 신규 컨택센터를 낼 예정인 SK텔레콤도 이 곳을 통해 130명의 채용을 진행했다. 면접까지 이 곳에서 봤다. 외식업체인 TGIF도 관리팀장 등을 비롯해 65명을 뽑는데 고용안정센터를 이용했다. 기업들이 이 곳을 이용해도 이용료는 없다. 신청만 하면 된다.

이상복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장은 "노동부의 업무 중점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원만한 노사관계 유지였다"라며 "하지만 국가적으로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가 최우선 정책과제가 된 만큼 구직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기업들에게는 일손을 구해주는 일자리 매개체의 역할을 노동부가 주도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문의 053)667-6000.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사진: 지역에 일자리가 없다고 속단하지 말자. 노동부 산하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는 최근 이 같은 구직자들의 선입관을 없애기 위해 지역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한편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도 도입하고 있다. 사진은 28일 진행된 한 기업의 채용상담 현장.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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