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불과 보름사이 북한을 다녀오고 미국을 다녀왔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고 미국에서는 대북 강경론 대표주자격인 딕 체니 부통령을 만났다. 당연히 국민들은 정 장관의 움직임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관심을 둘 수록 정 장관의 움직임에 궁금증만 더해진다. 왜 그럴까. 아마도 움직임에 비해 나오는 결과물이 시원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들이 정 장관의 움직임에 대해 진정으로 알고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정 장관이 미국에 갈 때는 6'17 평양면담에서 김 국방위원장에게 제시했던 '중대한 제안'을 설명하러 간다고 해놓고 정작 어제 귀국 기자회견에서는 "주된 논의 주제가 아니어서 특별한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왜 미국에 갔는지가 궁금한 것은 자연스럽다. 물론 정 장관은 체니 부통령이 북핵문제 해결에서 한국의 적극적 역할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표시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했다고 했지만 그 '재확인'을 확인하기 위해 방미논란 까지 일으키며 미국에 직접 달려갔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안 된다.
더욱이 정부는 이미 북한 김 국방위원장과의 면담내용을 외교적 경로를 통해 미국에 전달해 놓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 장관의 '직접 설명'은 아마도 그만한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 장관은 그 이유에 대해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말할게 없어서 못하는지 아니면 할 말이 있어도 못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한 해를 고스란히 허비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은 아직도 뚜렷한 재개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통일부장관의 움직임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국민들의 마음을 속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없다는 것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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