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개발사업과 충돌하면서 심각한 문화재 님비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경북도 문화재(22호)인 칠곡군 석적면 중리의 화산서당은 10년째 이전문제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인동 장씨 문중 소유의 화산서당은 신도심지 조성에 따른 주변의 급격한 개발 추세에다 건물이 점차 붕괴하면서 10년 전부터 이전을 추진해 왔지만 이전 대상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상태다. 현재보다 1km 떨어진 성곡리로 이전하려다 주민반대로 다시 반계리로 옮기려 했으나 이마저 주민반대로 실패했다.
왜관읍 석전리의 동산재실도 최근 광주이씨 문중에서 문화재 지정을 신청하면서 인근 주민반발을 샀다. 주민들은 "문화재로 지정되면 500m 이내에서는 각종 시설물의 신·개축과 증축, 용도변경 등 사소한 행위까지 규제를 받게 된다"며 지정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 공사장도 문화재가 나오면 공기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늦어지고 발굴비용도 시공업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골칫거리로 여기고 있다.
경산시 압량 신대·부적지구 택지개발지구의 한 현장사무소 관계자는 "올 3월 초 착공 뒤 문화재 지표조사 관계로 9월 중순까지 기다려야 할 상황"이라며 "공사진행을 위해선 솔직히 이곳에서 문화재들이 출토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털어놓았다.
경산 임당 택지개발지구는 86년 12월 조성공사에 들어간 뒤 문화재가 나와 97년 10월까지 문화재 시굴, 발굴작업을 계속했다.
경산시 옥곡동 서부택지개발지구도 청동기 취락지 발견으로 공사가 차질을 빚었고 칠곡 왜관 제2산업단지 조성공사장 영남권화물터미널 조성공사장, 청도군 이서면 대진리 골프장 건설현장 등도 문화재 발굴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한편, 문화재 지표조사 기관은 현재 대구 3곳, 경북 17군데이나 대형 사업장의 문화재 지표조사 주문이 폭주하면서 발굴조사가 밀리고 있다.
대구권팀 이홍섭·김진만·정창구·이채수기자
사진:칠곡군 석적면 화산서당(경북도문화재)이 10년이 넘도록 이전을 못 하고 그 자리에 방치되면서 점차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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