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말로 '정구지'라고 하는 '부추'는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독특해 김치나, 국거리, 전 등으로 우리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품이다. 파, 마늘, 달래, 흥거(또는 양파)와 함께 이른바 오신채(五辛菜)라 하여 스님들에게는 금기시 되는 식품이다.
이 내용이 능엄경에 잘 나타나 있는데 '어떤 중생이든지 삼매(三昧)를 구하려거든 마땅히 세간의 오신채를 끊어야 한다. 익혀먹으면 사음(邪淫)과 성욕을 자극하고, 날로 먹으면 분노(화)를 돋운다. 만약 이러한 매운 채소를 먹는 사람이 설령 경전을 설법한다고 할지라도 시방(十方)세계의 모든 신선과 부처들이 그 매운 냄새를 싫어하여 멀리 피하게 된다'고 하였다. 다년생 초본으로 한번 심으면 오래 동안 베어 먹을 수 있는 식물이나, 불경에는 스님들의 식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한편 성서에서는 선행을 많이 하라는 비유로 부추를 인용하고 있다. 베드로의 어머니는 생전에 이웃들에게 매우 인색했다. 그가 평소에 거지들에게 준 것이라고는 부추(이스라엘에서 자라는 줄기가 대파 같은 부추) 한 줄기 뿐이라, 죽은 후에는 아들과 달리 지옥으로 떨어졌다. 그 후 천국의 열쇠를 받은 베드로의 귀에 '내 아들 베드로야, 내가 여기서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 아느냐. 제발 하느님께 여쭈어 나를 이불구덩이에서 나가게 해 다오'라고 하는 어머니의 애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음씨 착한 베드로는 어머니 고통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간청하였더니 하느님께서 '생전에 좋은 일이라고는 거지에게 부추 한 뿌리 준 것밖에 없으니, 여기 한 줄기 부추를 줄 터이니 이것으로 너의 어머니를 지옥으로부터 끌어 올려 주어라'라고 하였다. 부추를 잡은 어머니가 올라오려하자 함께 있던 사람들 역시 지옥을 벗어나기 위해 그녀의 치맛자락을 잡았다. 자기의 인색한 삶을 그때까지 반성하지 못한 그녀는 아들로 인해 아무런 수고도 없이 동료들이 지옥에서 벗어나는 것이 억울해 그들을 떨쳐버리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러자 무게의 중심이 흔들리면서 부추가 그만 끊어져 그녀는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도 더 깊은 지옥으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달구벌얼찾기모임 대표 이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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