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몸값 못하는 FA선수들 "속타네…"

'자유계약선수(FA) 후유증(?).' 삼성은 6월 한달 동안 팀 타율이 0.238로 8개 구단 중 꼴찌를 기록했다. 올 초 FA들을 싹쓸이 영입하며 최강 전력을 구축, 일방적인 독주가 예상되던 삼성으로선 당혹스런 결과다. 43승28패2무, 승률 0.606로 가까스로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5연패 동안 경기 내용은 실망 그 자체였다.

득점 찬스에서 번번이 병살타가 터져 나왔고 결정적인 실책으로 실점을 허용했다. 지난 2일 현대와의 경기에서는 6안타, 10볼넷을 얻고도 2실점에 그쳐 5연패 탈출에 실패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타격코치 10년 동안 이렇게 안 맞기는 처음"이라며 곤혹스러워 했다.

이 때문에 현재 삼성의 타격 부진을 두고 "일반적인 슬럼프가 아니라 FA들이 많은 삼성만의 특이한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은 투수를 제외한 야수들의 베스트 멤버 중 FA는 심정수(7억5천만 원), 양준혁(3억3천만 원), 김한수(4억 원), 박종호(2억5천만 원), 박진만(3억5천만 원) 등 5명이다. 이들의 올해 연봉을 합치면 20억8천만 원에 이르지만 6월 한달 동안 심정수가 0.165, 양준혁은 0.197에 그치는 등 FA들이 전체적으로 제몫을 하지 못했다.

문제는 FA들이 부진에 빠질 경우에 코칭스태프가 나서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신인급 선수들이 부진에 빠지면 코칭스태프가 여러 충고를 하지만 FA들이 부진할 경우에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거액의 몸값을 받는 FA의 경우 스스로 최고라는 자부심이 강하기 때문에 충고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고 부상 등 특별한 이유없이는 출전시키지 않을 수도 없다.

심정수의 부진에 대해 한 코칭스태프는 "묻지 않으면 충고하기가 쉽지 않다"며 "마음 편하게 해 주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준혁에 대해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삼성 타선의 부진 원인에는 "스타 의식이 강하고 최근들어 정신력이 해이해진 FA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코칭스태프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근 선동열 감독이 양준혁을 따로 불러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강조한 것도 이런면을 의식한 때문이라는 것. 삼성은 5일부터 올 시즌 9전전승을 기록 중인 기아와 펼치는 홈 3연전에서 연패를 끊을 것이 확실시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앞으로 FA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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