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오늘은 아마도 소나기가 한 줄기 쏟아질 것 같구나. 밖으로 나갈 때에는 꼭 우산을 챙기거라.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구나. 소나기 전설이….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소나기라고 부르는 데, 거기에는 다 그만한 까닭이 있단다.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고집이 센 두 늙은이가 있었어. 이 두 늙은이는 어느 늦여름에 그 동안 정성 들여 기른 소(牛)를 팔러 장으로 가게 되었지. 그런데 하늘을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았지.
먼저 갑(甲) 노인이 말했어.
"여보게, 아무래도 곧 비가 쏟아질 것 같네. 다음에 가세."
그러자 을(乙) 노인이 대꾸했지.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비는 오지 않을 것이네. 장으로 가세."
"어허, 곧 비가 올 것이래도 그러네."
"비는 무슨 비! 요즘 하늘이야 늘 저렇지!"
"좋네, 그럼 비가 오는지 안 오는 지 내기를 하세."
"무엇을 걸고?"
"뭐긴 뭐야? 이 소를 걸어야지."
"좋네."
이렇게 비가 오네 안 오네 하며 다투던 두 노인은 마침내 소를 걸고 내기를 하게 되었어.두 노인이 시장에 가는데 중간쯤 갔을 때의 일이야. 갑자기 비가 좍좍 쏟아졌지.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겼던 을 노인은 그만 소를 빼앗기고 말았어. 그런데 소를 빼앗기고 대여섯 걸음도 가지 않았을 때였어. 갑자기 비가 뚝 그치는 것이었어.
"이봐! 비는 무슨 비!"
소를 빼앗겼던 을 노인은 의기양양하게 얼른 소를 도로 빼앗았지.
"어허!"
소를 빼앗긴 갑 노인은 너털웃음을 지었어.
그런데 잠시 뒤에 또 비가 쏟아지는 거야! 하하하! 이번에는 갑 노인이 소를 도로 빼앗았지. 그래서 두 노인은 소를 빼앗거니 도로 찾거니 하면서 마침내 시장에 이르게 되었어.
그 때부터 갑자기 내리는 비를 가리켜 '소 내기 비'라고 하게 되었는데, 훗날 '소낙비', '소내기'라고 하다가 마침내 '소나기'로 바뀌어지게 되었대.
어때, 너 이 이야기 처음 들었지?
그런데 말이야.
소나기 말고도 비 이름은 매우 많아.
이슬비, 가랑비, 보슬비, 색시비, 여우비, 진눈깨비, 안개비, 봄비, 가을비…….
어때, 다른 이름도 더 조사해 볼래?
심후섭(아동문학가)
※ 지난 2년 여 동안 옛 이야기를 연재해온 서정오 작가에 이어 이번 주부터 심후섭 대구시 교육청 장학사의 글을 싣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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