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부님! 로봇 하나 들여 놓으시죠?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국내 지능로봇 생산업체들이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집안 청소와 오락, 자녀교육까지 로봇이 맡는 가정용 로봇 시대가 본격화하는 셈이다. 정보통신부는 10월부터 광대역통합망(BcN)과 홈네트워크 시범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아파트와 우체국 등에 국내 10여 개 업체가 연구개발한 로봇들을 배치할 예정이다. 소비자의 눈길과 선택을 기다리는 로봇의 종류와 향후 국내 로봇산업의 과제를 점검해 본다.

◇청소 로봇이 몰려온다= 로봇 상용화 경쟁에서 가장 앞선 부문은 청소용 로봇. 유진로보틱스는 이미 국내업체 최초로 30만 원대 청소용 로봇 '아이클레보'를 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하반기쯤 업그레이드 버전인 '아이클레보Q'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 기술은 60만 원대 중저가 모델을 연말쯤 출시할 방침이고, 마이크로로봇도 진공흡입뿐만 아니라 걸레질까지 가능한 '(가칭)라르고'를 70만 원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울로보틱스는 중저가 전략과는 반대로 400만 원대 고급형 모델인 '오토로'로 상류층을 공략한다는 전략. 집안 내부를 스스로 파악해 청소를 하고, 배터리가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기로 돌아오는 기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대기업으로는 LG전자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03년 300만 원대 '로보킹'을 선보였다가 판매 부진으로 사업을 접었던 아픈 경험을 거울삼아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100만 원대 '로보킹2'를 준비하고 있다. KT 역시 다진시스템과 협력, 무선인터넷으로 움직이는 가정용 로봇을 다음달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기술개발을 계속하면서 시장이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상황을 주시한다는 유보적 입장이다.

◇엔터테인먼트 로봇을 주목하라= 강아지형 국산 애완로봇도 내년쯤 나올 예정이다. 가정의 무선인터넷 망과 연결돼 지능을 부여받는 이지로보틱스의 강아지형 애완로봇은 네트워크에서 콘텐츠를 다운받아 아이들과 놀아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등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다. 다사테크는 소니의 '아이보'와 유사한 애완견 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이보와 비교해 성능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애완견 로봇 수요를 불러일으킨다는 전략이다.

로보티즈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어린이용 고급 엔터테인먼트 로봇을 준비하고 있다. 네트워크와 연계해 움직이는 로봇 개념을 이용해 유아교육 사이트의 여러 콘텐츠를 구현하는 로봇을 개발할 경우 로봇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어린이를 위한 '교육용 단말기'로 큰 인기를 끌 수 있다.

◇로봇 산업의 과제= 쏟아져 나오는 로봇의 품질을 평가하는 가늠자 역할을 할 공통 기술표준이 아직 제정되지 못한 것이 로봇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기술표준은 지능형 로봇에 연결되는 네트워크, 전자제품 등 다른 기기와의 호환, 로봇 상호간의 호환 등에 필수적이다.

로봇 가격도 고심거리다. 공상과학(SF) 영화 등으로 로봇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상태에서 자칫 "성능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의 반응이 나올 경우 로봇산업이 뿌리내리는 데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 품질이 떨어지는 싸구려 중국산 청소로봇이 시중에 나돌고 있는 상황도 로봇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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