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센인 차별 버리고 더불어 살아야"…국가인권위 조영황 위원장

칠곡 '지역공동체 토론회' 참석

"우리 이웃들은 차별과 편견으로 한센인 여러분을 외면했고 정부는 무관심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영황(64) 위원장이 6일 칠곡군 지천면 칠곡농원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한센인 인권향상을 위한 지역공동체 토론회'에 참석, "정부 책임자의 한사람으로서 책임을 다 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소록도를 다녀왔다는 조 위원장은 "그곳에서 한센인 여러분들의 뼈아픈 상처를 생각하며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억누르고 평상심을 가지려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았다"면서 "칠곡에서도 역시 마음이 무겁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조 위원장은 한센인들에 대한 차별현상에 대해 "과거 문명화 되지 못했던 '야만의 시절'에나 있었음직한 우리의 뿌리깊은 차별과 편견이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희생자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초반 '개구리소년 실종사건'과 관련, 주민들이 일부 언론의 잘못 보도로 말할 수 없는 치욕과 고통을 당한 사실을 떠올리며 "한센인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냉대가 얼마나 일상화 되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잘 아시다시피 세계보건기구(WTO)는 1980년대 중반에 대한민국을 한센병 퇴치국가로 공식선언했을 만큼 우리는 이 병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한센병은 발병률과 전염위험도 극히 낮아 완치되는 질환이지만 아직도 한센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 차별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조 위원장은 이들을 보살피고 함께 살아가야할 공동체의 일원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우리 사회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곳, 국민의 한숨과 눈물이 흐르는곳을 찾아가 그분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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