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성공하고 있건 않건 간에 경제올인에 여념없을 줄 알았던 노 대통령이 이틀간 연타석, 연정(聯政) 발언에다 권력 구조 개편 공론화까지 국민 앞에 던졌으니 듣는 사람들로선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시중 민심은 이러다 또 대통령 못해 먹겠단 소리 흘러나오는 것 아니냐 할 정도로 불안하고 시끄럽다. 시끄러우면 곧 공론화된다는 계산인가.
아무래도 노 대통령의 정치전략은 바둑판 한쪽에서 격렬하게 싸우다 수(手)가 잘 안 나올 때 느닷없이 전단(戰端)을 딴 곳으로 옮겨가는 '손빼기' 기술 같다. 상대를 따라오게 하는 기술, 불리할 때 쓰는 국면 전환용 테크닉이다. 그러나 국정운용을 전략적으로 하는 건 정도(正道)라 보기 힘들다. 당장 국민이 흔들린다.
대통령은 어제 또 대(對)국민 편지를 띄우면서 "경제가 잘 되려면 정치부터 고쳐야 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경제가 잘되면 정치는 절로 된다"는 말은 틀렸단 것인가? 노 대통령은 연초 모든 문제의 근원은 경제라며 경제올인을 역설했다. 그런데도 경제는 6개월 전보다 더 나빠지고 서민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졌다. 불황 때 오히려 잘 팔린다는 소주까지 판매량이 줄었다. 이게 '여소야대' 때문이란 것인가. 국정 실패의 책임을 그쪽으로 돌려서야 국민이 박수치지 않는다.
노 대통령의 편은 아직도 많다. 여차직하면 공조할 수 있는 야당들이 있고 지지율은 낮지만 그래도 지지하고 지켜보는 국민이 있다. 현실에 맞는 정책으로 국정을 성공시키고 반대 세력과의 타협 속에 개혁을 진전시키는 것이야말로 국면 전환의 정도(正道)이다. 도무지 때도 맞지 않는 정치적 논쟁거리로 푸념하기엔 국민이 너무 지쳐 있다. 대통령은 '경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화두로 야당과 공조하기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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