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민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으로 정치인이나 행정관료보다 경제인 출신을 더 선호하며, 투표할 때는 지지하는 정당보다는 후보의 인물을 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구시장 후보는 김만제 전 국회의원, 조해녕 현 시장, 이재용 환경부 장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으며, 경북도지사 후보로는 김관용 구미시장과 정장식 포항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컸다.
이와 함께 2007년 대선 후보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고건 전 국무총리, 이명박 서울시장 등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다른 후보들보다 선호도가 높게 나왔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문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과반수가 '공천배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는 매일신문이 창간 59주년을 기념, 지난 1일 여론조사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만 20세 이상 대구·경북민 1천29명(대구 504명, 경북 525명)을 상대로 한 '시·도민 정치의식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06%) 결과이다.
■2006년 지방선거의 성격
내년의 지방선거에 대해 응답자의 55.4%가 '자치단체 운영 인물을 뽑는 선거', 39.7%는 '2007년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으로 봤다. 대구에서는 자치단체를 운영할 인물을 뽑는 선거(48.8%)라는 의견과 대선 전초전(48.2%)이라는 의견이 비슷했다. 그러나 경북은 자치단체를 운영할 인물을 뽑는 선거라는 관점(61.7%)이 대선 전초전이라는 의견(31.6%)을 훨씬 웃돌아 대구·경북민 사이에 인식차를 보였다.
■지방선거 선택기준
대구·경북민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인물과 정당 가운데 72.5%는 '후보의 인물', 26.9%는 '지지 정당'을 더 고려하겠다고 답해, 정당보다 인물을 주요 선택기준으로 꼽을 뜻임을 밝혔다. 인물을 더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대구보다 경북(73.7%)이, 여성보다 남성(73.7%)이, 연령대에서는 40대(75.7%)가 가장 많았다. 이 같은 결과는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을 경우 당선이 유력할 것이라는 응답과 대조되는 것이다.
또 단체장 후보의 경력으로는 '경제인 출신'(46.7%)을 가장 선호했고, 다음으로 '전문직 및 사회단체 출신'(18.0%), '정치인 출신'(15.5%), '행정관료 출신'(14.4%) 등 순으로 조사됐다. 낙후된 지역경제 현실을 고려, 경제활성화를 바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정당의 공천이 미칠 영향과 관련, 내년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것'으로 본 응답자(49.9%)가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나머지 절반가량(48.8%)은 '공천만으로는 당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의 영향력이 여전히 당락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광역단체장 선호도
차기 대구시장으로는 김만제 전 국회의원(14.3%), 조해녕 현 시장(13.3%), 이재용 환경부 장관(12.7%) 등이 선호도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다음으로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8.3%), 이강철 대통령 시민사회수석비서관(6.2%), 김태일 열린우리당 대구시당 위원장(5.8%), 서상기 한나라당 국회의원(4.6%), 이명규 한나라당 국회의원(4.4%) 순이었다. 무응답도 30.6%로 적지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여·야 정당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현재 지명도가 높은 인사와 현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차기 경북도지사로 적합한 인물은 김관용 구미시장(12.6%)과 정장식 포항시장(11.8%)이 10% 이상의 선호율을 얻어 선두권을 형성했다. 다음으로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6.5%), 박기환 전 포항시장(6.3%), 김광원 한나라당 국회의원(5.1%), 이병석 한나라당 국회의원(4.4%), 박팔용 김천시장(3.8%),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2.5%) 순으로 꼽혔다. 무응답이 47.0%로 높은 것은 출마예상 후보 상당수가 지역적인 지지기반을 가진 인물이란 점이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치성향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과 관련, 보수적(54.9%)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진보적(43.5%)이라고 보는 사람보다 10%가량 더 많았다.
정당 지지도의 경우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44.7%로 가장 높았으며, 열린우리당 13.6%, 민주노동당 7.5% 순이었다.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도 31.9%나 됐다. 연령대별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20대 35.3%, 24.6%, 30대 35.8%, 14.7%, 40대 46.1%, 13.0%, 50대 이상 56.0%, 6.1% 등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양당 간 지지율 격차가 컸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 정도(59.0%)가 정당공천을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으며, 4명가량(39.3%)은 정당공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정치권 평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서는 '잘했다'(9.1%)는 평가보다 '잘못했다'(52.3%)는 평가가 훨씬 높았다. '보통이다'는 평가는 38.6%.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업무수행에 대해서는 '잘했다'(40.3%)는 평가가 '못했다'(11.3%)는 평가보다 높았으며, 48.4%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차기 대통령 적임자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후보 선호도를 물어본 결과 박근혜 대표(32.7%)가 가장 높았고, 고건 전 국무총리(21.6%), 이명박 서울시장(18.6%) 등이 10% 이상의 지지도를 형성했다. 다음으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5.2%), 이해찬 국무총리(4.2%),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3.8%),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3.6%),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2.1%), 손학규 경기도지사(1.0%) 등 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7.3%.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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