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난 가문의 오래된 집에서 하룻밤 묵으며 전통 민속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이른바 '고가(古家) 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교문화의 본향인 안동에서의 한옥체험을 알아본다.
◇ 임청각
안동시내에서 안동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해 있는 임청각은 일제시대의 슬픔을 가득 안고 있는 곳이다. 이 집은 독립운동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을 지낸 이상룡 선생의 생가이다. 원래 99칸의 규모를 자랑했으나 일제시대 때 중앙선 철로가 집 앞으로 지나면서 행랑채가 헐리고 현재 50여칸만이 남아있다.
이상룡 선생의 체취가 남아있는 곳으로 한번쯤 묵고갈만 한 곳이다. 새끼꼬기와 손두부만들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널뛰기 등을 체험할 수 있으며 안주인과 함께 한지공예도 할 수 있다.
방 한칸에 5만~7만원 정도. 집 자체가 오래된 목조건물이기 때문에 집안에서의 개별취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원하면 자반고등어와 된장국 등으로 이뤄진 아침식사를 받을 수 있다. 식사값(5천원)은 별도다.
◇ 수애당
안동에서 영덕방면으로 25km 지점 수곡교 건너편에 있다. 원래 안동시 임동면 수곡리에 있었으나 임하댐 건설로 1989년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수애당은 임하호를 끼고 있어 대문을 나서면 바로 보이는 임하댐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향하고 있는 우측의 대문채를 들어서면 담장으로 구획된 장방형의 행랑마당이 나타나며 담장사이로 난 중문을 들어서면 일자형의 정침과 ㄱ자형의 고방채가 안마당을 사이에 두고 서향하여 자리잡고 있다.
아담하고 예쁜집이다. 안방, 사랑채 등 그냥 민박을 위해 꾸민 집이 아니다. 방마다 색깔을 입혀 분위기를 다르게 했다. 모든 방과 대청마루에 황토를 발라 예스러움이 묻어난다.
수애당에서는 널뛰기와 굴렁쇠 굴리기, 떡방아 찧기 등의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텃밭에서 고추따기는 물론 상추도 뜯을 수 있다.
숙박은 2인 기준으로 4만원, 4인이 잘 수 있는 방은 6만~9만원이다. 이 집 역시 취사는 안된다. 아침식사 5천원.
◇ 지례예술촌
수애당에서 10km 남짓 떨어진 산속에 위치해 있다. 조용하고 한적하다. 보이는 건 하늘과 산, 나무, 물뿐. 휴대폰도 끌 필요가 없다. 통화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여유가 있다. 아무 생각없이 편안히 하루를 쉬어 갈 수 있는 곳이다.
지례예술촌은 의성 김씨 지촌공파 종택으로 사랑채, 안채, 행랑채, 사당으로 구성돼 있다. 임하호가 마치 집 마당의 연못처럼 들어앉았다. 그만큼 전망이 좋다. 높은 대청마루에 앉으니 고향집 생각이 절로 난다. 집 주위 산책로가 있어 산책과 등산을 할 수 있다. 숙박료는 1인당 2만원 정도. 식사값 한끼 6천원.
◇ 군자마을
군자마을은 광산 김씨 예안파들이 몰려 살던 마을로 조선시대 가옥의 멋과 격식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이 마을에서도 고가옥 체험과 함께 다채로운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통의 향기가 느껴지는 후조당에서 직접 한복을 입어보고 절하는 법도 배울 수 있는 의생활체험을 비롯해 서당체험, 민속놀이 체험과 전통혼례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이곳 숙박은 방 하나를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집 한 채를 빌려준다. 한 채에 15만원. 4인가족 단위는 7만원 정도면 하루 묵을 수 있다.
주변 관광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국학진흥원을 비롯해 도산서원, 퇴계종택, 육사기념관, 산림박물관, 봉화 청량산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 농암종택
조선 중기'어부사'를 지은 농암 이현보 선생의 종가다. 도산면 가송리의 계곡과 은빛 모래사장의 강변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는 농암종택은 도산 9곡의 비경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곳이다. 그만큼 주위환경이 뛰어나다.
종택 사랑채 마루와 600년 넘은 긍구당에 앉아 바라보는 낙동강 물굽이가 일품이다. 집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낙동강변의 하얀 모래밭이 펼쳐져 있다. 일교차가 큰 날이면 이른 아침 종택을 감싸고 도는 물안개가 운치를 더한다. 청량산이 가까이 있다. 숙박료는 방 크기에 따라 6만~10만원.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사진·박순국편집위원 toky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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