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英 록밴드 '오아시스' 6번째 정규앨범 '인기'

"내가 작곡한 곡이 3곡이나 실려 이번 앨범에 더욱 애착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보컬을 맡고 있으며 내 음악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보컬일 것이다."

지난 5월 6번째 정규앨범 '돈트 빌리브 더 트루스(Don't Believe the Truth)'를 발표한 영국의 자존심 '오아시스(Oasis)'. 발매 1개월 남짓 지난 지금, 호평을 받으며 UK차트 등에서 꾸준히 선전하고 있다.

'오아시스'의 핵인 갤러거 형제 중 둘째이자 밴드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를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인터뷰는 독설가와 악동이라는 이미지를 씻으려는 듯 욕설 한번 없이 무난하게 진행됐다.

그는 "곧 한국에 가길 기대한다"며 "인터뷰 바로 직전에도 한국 공연에 대해 음반사 관계자와 이야기 했는데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에 꼭 한국에서 공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스스로 느끼는 이번 앨범은 어떠한가.

▲이번 앨범은 밴드 멤버들이 신나서 만든 앨범이다. 물론 작업이 항상 즐겁고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멤버들 모두 매일 아침 일찍부터 녹음하러 나왔다. 프로듀서 데이브 사디(Dave Sardy)는 이런 모습에 매우 놀랐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다시 음악을 해서 좋고 다시 돌아와서 기쁘다.

--이번 앨범이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던 지난 몇장의 앨범보다 더욱 로큰롤의 본질에 다가갔다는 평이 있는데.

▲'오아시스'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같은 밴드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추구했던 로큰롤과 '비틀스'의 음악을 지향한다. 그리고 모든 앨범이 성공적일 수는 없다.

--직접 작곡한 곡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개인적으로 'Love Like A Bomb' 등이 매우 좋았다.

▲내가 작곡한 곡들을 좋아한다니 고맙다. 그 동안 틈틈이 많은 곡을 썼었다. 앨범을 녹음하면서 정리해보니 60여 곡에 달했다. 'Love Like a Bomb'은 엘비스 프레슬리와 로큰롤 느낌이 많이 나는 빠른 곡이다. 한 여자 또는 일반적인 여성들에 관해 노래했다.

'Meaning of Soul'은 몹시 화가 났던 어느날 기타를 들고 음악을 만들다가 완성한 곡이다. 누군가 이 곡에 대해 악평하기도 했는데 나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위해 음악을 만들 수는 없다. 또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수도 없다. 개인적으로 이 곡을 좋아한다. 잘 썼다고 생각한다. 녹음할 때도 모든 밴드 멤버들이 열광하며 작업했다.

--작곡까지 영역을 넓혀가면서 밴드 내에서 점점 중요한 위치가 되는 것 같은데.

▲내 위치가 점차 중요해진다기 보다는 이번 앨범에는 모든 멤버의 참여가 골고루 있었다. '오아시스'라는 밴드를 이루는 모든 구성원이 작곡한 음악이 실려 의미있는 앨범이 탄생한 것 같다. 밴드 멤버인 앤디 벨(Andy Bell)과 젬 아처(Gem Archer)도 각각 2곡과 1곡을 작곡했다. 둘 다 훌륭하다. 형 노엘과 앤디, 젬, 나로 이뤄진 밴드 구성은 지금까지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형 노엘 갤러거와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이번 앨범에서 음악적 견해 차이는 없었나.

▲형과는 잘 지내는 편이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Let There be Love'에서는 같이 듀엣으로 노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견해는 많이 다른 편이고 그리 친하지는 않다.

우리 형제는 음악을 할 때만 만난다고 보면 된다. 음악을 만들고 무대에 설 때는 같이 시간을 보내지만 밴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을 때는 만나지 않는다. 각자의 생활이 있다고 보면 된다.

--6장 중 가장 아끼는 앨범은.

▲제일 좋은 앨범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모두가 데뷔 앨범인 '데피니틀리 메이비(Definitely Maybe)'를 꼽는다. 첫 음반도 내게 큰 의미가 있다. 성공적이었고 훌륭한 음악이 가득했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 새로 발매된 앨범을 많이 아낀다. 다른 밴드 멤버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일렉트로닉 사운드 등 새로운 질감의 음악에는 관심이 없는가.

▲'오아시스'의 음악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댄스 음악을 한다 생각해보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잘 하지도 못할 것이다. '오아시스'의 음악은 계속 비틀스풍의 로큰롤 음악일 것이다.

--최근 같은 영국밴드 '콜드플레이'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들의 음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콜드플레이'가 영국 밴드라서 자주 비교된다. 앨범도 3년 정도의 비슷한 공백기 이후 일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발매돼 이런 질문이 더 나오는 것 같다. '콜드플레이' 멤버들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음악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내가 '콜드플레이' CD를 듣고 있는 모습은 보지 못할 것이다.

우리 음악을 듣고 자란 '더 스트록스(The Strokes)'나 '더 킬러스(The Killers)'와 같은 밴드와 우리를 비교한다. 그러나 그들의 음악에서는 '오아시스'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음악을 하려면 요즘에 나오는 밴드들처럼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패스트푸드같은 음악을 해서는 안된다. 진정한(classic) 음악을 해야 오래 건재할 수 있고 사랑 받을 수 있다.

--영국 출신 밴드라는 이유로 하나의 카테고리에 묶이는 것에 찬성하나.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아시스' 음악을 단순히 브릿팝(Britpop)이라고 말하는 것은 반대이지만 결국 우리는 영국 출신이고 록을 하는 밴드이다. 대신 '오아시스' 음악은 영국 한 나라만 대변하고 특정 지역에서만 인기를 끌 수 있는 음악은 아니라 생각한다. 국제적인 음악을 하고 있다 생각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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