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연한 기회에 국립대 총장을 거쳐 사립대 총장까지 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사람 키우는 일을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총선때 낙선한 뒤 대구를 떠났던 이정무 전 건설교통부 장관(13, 15대 국회의원)이 대학 경영자로 변신해 있다. 국립 한국체육대학 총장을 거쳐 올 6월에 원주의 지방 사립대인 한라대의 총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의 총장 변신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당(자민련)보다는 인물론으로 승부하겠다"며 2000년 총선에 나섰으나 '한나라당 바람'에 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 전 장관에게 한체대 교수협의회가 총장 선거에 나서 달라고 부탁했던 것. 이 전 장관은 "방금 선거에서 지고 온 사람한테 다시 선거를 하란 말이냐"며 손사래를 쳤으나 결국 교수협의회 지원으로 대학 경영에 첫발을 디뎠다. 생소한 분야인 체육대학의 총장 임기 4년을 끝내고 나니 이제는 지방대에서 총장직 제의가 들어왔다.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전 회장이 재단이사장으로 있는 한라대였다. 재단은 한라그룹이 지원을 하는 탄탄한 곳이라 하더라도 지방 사립대의 현실이 여의치 않다. 재단의 전폭적 지원과 학교운영의 전권을 위임받았지만 지방사립대의 사활을 건 전쟁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원주의 조그마한 면 소재지에 연세대 분교와 상지대, 한라대 등 대학이 세 곳이나 된다. 한라대는 그 중에 학교 역사나 학생수 등에서 뒤처져 있다. 개교 10년 만에 새 출발을 다짐하면서 학교 경영을 맡았지만 손대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했다.
특히 경쟁 학교로 꼽는 상지대는 같은 시기에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을 총장으로 데려왔다. 이 총장은 "솔직히 재단도 내가 건교부 장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 총장직을 제의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구조조정과 대학 특성화를 얼마나 잘 이뤄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재무부장관 출신인 써머스 하버드대 총장이 지금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면서 "실용성 없고 시장성 없는 학과는 통·폐합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정원을 줄여야만 지방 사립대도 존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또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구 유치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체대 총장으로 대구U대회 한국선수단장 등을 지내면서 맺은 국내·외 체육계 인맥을 감안, 유치위가 부위원장을 맡긴 때문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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