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동산 投機와의 전쟁은 미봉책

국세청에 이어 검찰까지 부동산 투기 단속에 가세했다. 검찰이 대검에 '부동산 투기사범 합동수사본부'를 설치, 연말까지 특별단속에 나선다는 것이다. 검찰이 부동산 투기 단속 합수부를 구성한 것은 부동산 값 폭등으로 자살자가 속출했던 1990년 노태우 정권 이후 15년만이라고 한다. 검찰까지 나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그 약효는 의문이다.

최근의 부동산 값 폭등은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저금리로 인해 부동산으로 몰렸고, 여기에 투기 세력이 가세해 더욱 악화됐다. 따라서 투기 세력에 대한 철퇴는 필요하다. 특히 부동산 투기 조종 배후세력인 기획 부동산 업체를 기획 수사하겠다는 것도 이해된다. 그러나 투기와의 전쟁이든, 범죄와의 전쟁이든, 전쟁을 상시적으로 수행할 수는 없다. 전쟁은 합리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불가피하게 하는 것이다. 투기 세력에 대한 단속은 일상적으로 해야지, 왜 문제가 불거진 뒤 뒷북을 치는가.

부동산 값 폭등을 부추긴 책임은 정부에도 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각종 개발정책을 남발하는 바람에 투기 자금이 대거 개발 예정지에 몰려들었다는 얘기다. 개발 이익 환수, 부동산 보유세 강화, 세무조사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서도 부동산 값을 잡지 못한 것도 경기부양에 발목을 잡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오락가락한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분명 왜곡돼 있다. 이로 인해 계층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등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투기세력에 대한 상시 단속과 함께 왜곡을 시정하는 부동산 정책을 내놓아야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는 투기와의 전쟁이 아니라 일관된 부동산 정책으로 시장 참여자의 신뢰부터 얻어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