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문경읍 지곡1리 속칭 '모싯골' 은 경치좋은 문경새재 주흘산 자락 첫 마을이다. 이곳에 사는 50여 명의 노인들은 요즘 손님맞이 채비를 하느라 하루 해가 짧기만 하다.
지곡리는 올해 농림부에 의해 녹색농촌체험마을로, 농협중앙회에 의해 팜스테이 마을로, 문경시에 의해 건강체험마을로 각각 지정을 받는 등 경사가 겹쳤다. 그래서 이곳 노인들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쉴 새 없이 마을 하천과 도로 등 곳곳을 단장하느라 바쁘다.
정두영(63) 안병수(70)씨 등 노인들은 도시민들의 숙소로 제공될 황토집 건립 문제를 놓고 애초에 공장 생산 벽돌을 구입해 사용하려 했다가, 직접 황토 벽돌을 찍어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벽돌 만드는 일은 막상 시작해 보니 여간 어렵지 않았다. 건조 과정에서 벽돌이 모조리 갈라져 사용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충북 지역과 대전 등지 황토벽돌 공장을 여러번 견학하고 어렵사리 전문가 자문을 얻는 등 신경을 쏟은 결과, 노인들은 품질 좋은 벽돌을 1만여 장 찍어낼 수 있었다.
필요량만큼 벽돌을 만들었지만 노인들은 황토 등 재료가 많이 남아있는데다 기술에도 자신감이 생겨 부업으로 계속 벽돌을 생산해 마을 기금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팜스테이 사업은 우선 8가구가 실시하는데 노인들은 재래식 화장실을 수세식 시설로 모두 바꿨다. 권태영(77)씨는 "요즘은 도시지역 아이들은 재래식 화장실에서는 아예 용변을 못봐 어쩔 수 없이 바꿨는데 이젠 노인들이 수세식 사용에 서툴러 용변을 못 볼 지경"이라며 웃었다.
황한진(67)씨는 "녹색농촌체험을 위해 마을을 찾아온 도시민에게 팔기 위해, 올해 1천 평 사과 과수원에서는 농약 살포 대신 벌레를 직접 손으로 잡고 있다"고 했다.
이 마을 박성률(45)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지난해는 소하천 청소 등 문경시 마을환경가꾸기사업에서 1등을 차지해 문경시로부터 2천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마을 박용화(76)노인회장은 "마을 뒤편 주흘산에는 취나물, 도라지, 더덕 등 다양한 산채를 심어 놓았고 한증욕 체험시설, 황토집 건립도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며 "노인들 모두 8월 1일 녹색농촌체험 및 팜스테이 마을 개장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사진: 문경읍 지곡1리 노인들은 말끔히 단장된 마을 입구 녹색농촌체험마을 표지석 앞에 모여 우리도 해냈다는 성취감에 기뻐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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