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육백만불의 사나이

달 착륙을 시도하던 미 공군 파일럿 '코넬 스티브 오스틴'은 사고로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사경을 헤맨다. 그러나 미국 정부에 의해 죽음대신 초강력 인간으로 변모한다. 오른쪽팔 왼쪽눈 두 다리가 교체된 그는 초강력 파워와 스피드, 먼거리를 볼 수 있는 시력을 갖추게 된다. 그를 슈퍼 인간으로 만드는데 든 돈은 6백만불이었다. 오스틴은 미국 TV 시리즈물 '육백만 불의 사나이'의 주인공이다.

○…'육백만 불의 사나이'는 우리에게 정보화 사회가 요원하던 30여 년 전 영화였지만 초능력을 꿈꾸는 사람들의 구미에 딱 맞았다. 독수리보다 높이 날고 말보다 빨리 달리며 앉아서도 십리 밖을 보는 초능력은 죽지 않는 영생불멸 만큼 달콤한 꿈이 아닌가. 절대 에너지와 초강력 힘을 지닌 슈퍼 인간에의 꿈은 '스파이더맨' '배트맨' '엑스맨'을 우리에게 친근한 영웅으로 만들었다.

○…미국의 유명 과학자 레이 커즈웨일은 '환상적 여행-영원히 오래 살기'란 저서에서 혈구 크기의 나노봇이 발명돼 인간에게 영생불멸의 길을 열어 줄 것이라고 했다. 나노봇 수백만 개가 몸 속을 돌아다니며 뼈와 근육 혈관 뇌세포 등을 치료, 난치병 중 90% 가량 극복하게 한다는 주장이다. 컴퓨터와 인간의 결합이 미래 사회의 주류를 이룬다는, 아직은 꿈 같은 이야기다.

○…며칠 전,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이 "컴퓨터를 인체 안에 이식해 맹인이 눈 뜨고 귀머거리가 들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귓속 달팽이관 등 각종 이식이 이미 난청 등을 치료하는데 이용되고 있다며 이같은 기술이 신체의 결함 교정에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을 가지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는 아직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컴퓨터와 내가 따로 지내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배양 성공 이후 수명 연장이 당연한 일로 다가오고 있다. 나아가 슈퍼 인간의 꿈마저 실현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전망이 이어진다. 그러나 인간과 컴퓨터가 결합된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린다는 과학자들의 미래 예측은 희망 못잖게 불안을 안겨 준다.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 때문이다. 창조와 파괴라는 과학기술의 양면성은 이미 검증된 게 아닌가.

서영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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