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심장부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연쇄 폭탄테러범들이 치안 당국의 감시망을 완전히 벗어난 것과 관련, 수준급 정보력을 자랑하는 영국 정보기관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알-카에다로부터 영감을 받은 소규모 자생 테러 단체에 의해감행됐을 가능성이 큰 런던 테러를 정보기관의 무능 탓으로 돌리기에는 다소 무리가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9.11 테러 이후 엄청난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한정보기관이 2차대전 당시 나치의 런던 공습 이래 최악의 피해를 낸 이번 테러를 사전에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중대 문제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9.11 테러 이후 유지해 왔던 높은 수준의 테러 경계를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 단계 낮춘 사실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내각의 치안 책임자인 찰스 클라크 내무장관은 정보기관 책임자가 테러 경계의수준을 지난달 "전반적으로 심각"에서 "상당수준"으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는 언론보도를 확인했다.
클라크 장관은 그러나 테러 위협에 대한 경계의 수준을 높였더라도 런던 테러를막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입장을 폈다.
반면 브런넬 대학의 테러 전문가 앤서니 글리스는 정보기관 책임자들이 왜 영국이 주요 강대국 정상들이 집결하는 G8 회의를 앞두고 테러 경계를 낮춰야 했는지를정밀 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은 9.11테러 이후 테러와 전쟁을 시작하면서 정보기관 개혁을 단행했다.
경찰이 수집한 첩보와 감청기구인 정보통신본부(GCHQ), 국내정보국(MI5), 해외정보국(MI6) 등이 확보한 각종 정보를 통합해 분석할 합동테러분석센터를 신설하고예산도 대대적으로 증액했다.
영국 정부의 이런 정보기관 개혁을 본받아 스페인과 오스트리아에서도 유사한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이런 개혁 조치에도 유럽 정보기관들은 마드리드 열차 폭탄 테러, 네덜란드의 영화감독 살해 사건, 런던 테러 등 과격 이슬람 세력의 공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는 무기력함을 노출했다.
유럽 정보기관의 실패는 9.11테러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테러의 양태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테러와 전쟁을 시작한 이래 집중적인 감시를 받는 알-카에다 같이 알려진 조직이 아니라 알-카에다로부터 영감을 받은 자생적이고 독립적인 소규모 단체가 테러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헤이젤 블리어스 영국 내무 차관은 최근 테러 관련 회의에서 "영국은 이슬람을신봉하지만 평범하게 살아온 영국 시민이 테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크게 우려하며 주목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평범하게 살아온 영국 시민권자가 외부로부터 자금도 기술도 지원받지 않으면서이슬람 세계에 대한 서방의 억압에 분노를 키우다 갑자기 테러를 감행하면 막을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의 경우 테러범들은 모로코인으로 스페인 시민권자는아니었지만 스페인에 오래 거주했으며 외부의 어떤 테러 단체와도 연계가 없이 독자적으로 테러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테러 단체의 소규모화, 독립화와 관련해 프랑스 정보 분석 센터의 에릭 드니스소장은 "시간은 그들의 편이다. 그들은 10번이고 20번이고 테러를 시도할 수 있고이 가운데 99%를 막아내도 언젠가 한 번은 감시망을 빠져 나가게 된다"며 "새로운개념의 대테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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