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이 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9일 오후 오는 15일부터 지하철 2호선 연호역(수성구 연호동)에서 일하게 될 역장 등 직원 1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페인트 냄새가 나는 역무실, 승강장 등을 둘러보는 이들의 눈빛은 달라 보였다. 대기업에서 명예퇴직한 역장, 철도청에서 30년간 근무했던 부역장, 건설회사 조장, 청년 실업자 등 '외인구단'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목표는 다시 찾고 싶은 연호역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라고 했다.
연호역은 범어역과 함께 민간인이 역장인 2개 역 중 하나. 부역장을 제외하고는 역무경험이 전혀 없다. 이승훈(32)씨는 "대구지하철이 시민들로부터 신뢰감을 회복하고 사랑받는 교통수단이 되는 데 일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성세창(47)씨도 "우여곡절 끝에 새로 주어진 직장인 만큼 봉사하고 희생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업무는 승객들의 불편해소 및 안내, 매표 수익금 관리, 모니터 감시, 현장 순찰 및 점검 등이다. 근무형태는 3명씩 3개조로 나눠 주간근무(오전 9시∼오후 6시) 2번, 야간근무(오후 6시∼오전 9시) 2번, 이틀 휴식 등 3조 2교대로 이뤄진다. 역장은 통상적인 근무형태로 매일 출근해 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관리감독하게 된다.
이들은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지하철공사에서 70시간 교육을 받았다. 주로 역무시스템에 대한 이해, 역무기기 사용법, 응급상황 발생시 대처요령 등 실무 및 안전에 대한 이론교육이었다.
지하철공사로부터 받는 역사 운영비는 매월 2천300만 원. 이 돈은 직원 인건비, 일반관리비, 복지후생비 등으로 사용된다. 월급은 부역장이 200만 원대이고 나머지 직원들은 100만 원대 정도. 퇴직금도 있고 4대 보험에도 가입된다. 하지만 역사에 필요한 물품을 사고 꾸미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대구지하철공사 오상헌 운수팀장은 "역 운영에 전문성이 필요 없는 부분을 민간에 위탁함으로써 인건비를 줄이는 효과와 함께 공사가 직영하는 역보다 더 친절한 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공사는 오는 9월 개통예정인 지하철 2호선 26개 역 중 12개 역에 대해 처음으로 민간에 운영을 맡겼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