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획탐사)채석단지 주민들 "기가막혀"

무분별한 난개발로 황폐화한 영주 안정면, 장수면 일대의 새왕산은 아예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영주시와 영주채석협의회가 국내 최초로 새왕산 전체를 채석단지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

채석단지는 허가구역은 물론 개발 유보 지역까지 완전히 파헤쳐 일대를 아예 평지로 만든다는 계획. 채석단지는 전체 면적이 34만 평(112만5천36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시 등은 올 3월 채석단지 지정에 따른 환경성 검토에 돌입, 최근 4억4천만 원의 용역 계약을 체결했고, 단지를 특구로 지정해 각종 규제 특례를 적용받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2003년 10월 산지관리법을 제정하면서 채석 허가 조건을 강화했다. 고속도로와 민가에 가까운 채석장들은 아예 재허가가 불가능하고, 허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계단식 복구 규정에 따라 복구비용이 수배~수십배 늘어난다. 반면 석재가 집단적으로 분포한 10만㎡이상 지역에 채석단지를 지정하면 문화재, 군사시설, 철도, 도로, 하천, 호수 등과 관련한 까다로운 조항을 적용받지 않고, 평지에 가까운 완전 개발로 복구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채석단지는 필연적으로 환경 파괴 정도가 일반 채석장보다 훨씬 강력할 수밖에 없다. 환경단체들과 주민들은 "채석장은 복구를 원칙으로 돌을 캐는 것"이라며 "산 하나를 통째로 죽여버리는 채석단지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이에 대해 시 및 업체 관계자들은 "채석장은 어차피 존재해야 하고, 수십 억을 투자했는데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야 한다면 너무 억울하다"며 "산 전체를 헐고 채석단지로 활용하면 다른 지역의 난개발을 억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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