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입니다. 예비 면접인가를 하는데 선생님이 물었습니다. "아빠 이름은?" "…." 선생님은 아이가 이상한지 제게 눈짓으로 물었습니다. "아빠 안 계세요. 엄마 이름 물어주세요." "그러면 결손가정이네요. 특기사항에 결손가정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아이의 신발 위로 눈물이 툭 떨어졌습니다.…'
(사)전국주부교실 대구지부가 '5대 생활문화 실천사례'를 공모한 결과, '자녀교육' 부문에서 대구시장상을 받게 된 김현주씨(대구시 내당4동)는 우여곡절 끝에 이혼해 엄마 혼자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한 부모 가정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터놓았다.
"돌아가신 아빠가 아니라 상처받게 한 아빠여서 작은아이는 아빠의 '아'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아빠 이름을 천편일률적으로 물으니 힘들었겠지요. 그게 현실이다 싶으면서도 왜 결손가정인가 싶어서 화가 나더군요."
학원을 운영하며 두 아들을 훌륭하게 키우고 있는 김씨는 "얼마만큼의 관심과 사랑을 주는가가 중요하지, 한 부모라고 해서 부족한 가정은 아니다. 학원에서 보면 오히려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이 더 무심하게 대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손톱이나 발톱이 몇 주나 손보지 않은 채로 오기 일쑤인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은 한 부모 가정의 아이 못지 않게 부모의 따뜻한 손길을 그리워한다"고 했다.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대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엄마가 되고자 했다는 김씨는 "아이들도 스스로 알아서 잘 해나가고 있다"며 "고등학교 2학년인 큰 아이는 성적이 떨어지는 친구들의 상담역까지 맡을 정도로 배려하면서도 1등을 하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했다.
"좀더 깊이 좀더 넓게 세상을 보라고 시련을 준 거라고 생각한다"고 되돌아본 김씨는 "아이에 대한 사랑은 시간으로 잴 수 없다"며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충분히 교감을 나누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5대 생활문화 실천사례' 공모 시상식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대구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김씨 외에도 김현주씨(대구시 도원동)가 '살림문화' 부문에서 대구여협회장상을 받는다. 또 '살림문화' 부문에서 노태수씨(대구시 송현2동)가, '명절문화' 부문에서 김선주씨(대구시 동인4가)가 주부교실 대구지부장상을 각각 받는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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