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학교에서 기말시험이 끝났다. 그러나 고3 수험생들은 1학기 수시모집 지원과 여름 학습 계획을 세우느라 숨 돌릴 여유가 없다. 지금부터 8월말까지는 1학기 때 배운 기초를 다시 정리하고 다지면서 자신의 취약 과목을 보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여름 방학이 지나고 나면 입시 결과를 거의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방학은 중요하다.
▶ 사례 1
P군은 지난해 기말시험을 마치고 8월말까지 부족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담임 선생님과 미리 상담을 했는데 선생님께서 영어를 제외한 전 과목 교과서를 다시 정리하라고 충고했다. P군은 국어에서 사회탐구 전 과목에 이르기까지 교과서를 정독하며 기본 개념과 원리를 철저하게 이해하며 정리했다. 수학도 중2 교과서부터 다시 읽었다. 그런 다음 가장 쉬운 책을 가지고 끝까지 답을 보지 않고 혼자서 풀었다.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어떤 문제를 보아도 두렵지 않은 상태가 됐다.
2학기가 시작되면서 실전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를 했다. 교과서를 두 차례 정독한 것이 수학 문제를 정확하게 해석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P군은 방학 이후에는 안정적으로 90점대(원점수)를 유지할 수 있었고 실제 수능에서 한 문제밖에 틀리지 않았다. 사회탐구도 교과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정리한 덕택에 선택한 네 과목 모두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P군은 방학 공부는 절대로 문제풀이 위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기본에 철저하면 어려운 문제는 절로 해결되지만 어려운 문제만 풀다 보면 쉬운 문제를 놓치게 된다고 말한다.
▶ 사례2
C양은 지난해 1학기 때 모의고사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 언어와 수학이 약했고 생물과 화학도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7월 첫 주에 기말 시험이 끝나자 C양의 어머니는 네 과목 모두 개인 과외를 시켰다. 매일 저녁 과외 선생님이 왔고 보통 새벽 한 시가 넘어서야 수업이 끝나는 날이 많았다. 수업 자체는 그런 대로 견딜 수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수면 부족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는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다. 또한 선생님마다 숙제를 너무 많이 내주었다. 처음에는 따라가려고 노력했지만 2주 정도 지나고부터는 하고자 하는 의욕을 상실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부모님께 그대로 말할 수도 없었다.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기진맥진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고 2학기 때는 엎드려 자는 시간이 많았다.
수능 점수가 좋지 않게 나왔고 결국 재수를 하게 됐다. 올해 재수를 하면서 C양은 학원 수업 외에는 아무 것도 듣지 않는다. 고3 때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많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시 정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유가 있으니 조급하지 않아 좋고, 혼자 다질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올해는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한다.
◇ 승패의 갈림길
7, 8월을 알차게 공부하며 자기 관리에 성공한 수험생만이 최후에 웃을 수 있다. 그러나 여름은 마음만 앞서고 무엇을 제대로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여름 학습은 입시의 승부처가 되는 것이다. 알찬 여름 학습을 위해 입시 전문가들은 다음 사항들을 강조한다.
▶ 실천 가능한 계획
방학을 앞두고 많은 수험생들이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취약 과목을 보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조급해져 지나치게 욕심을 낸다. 그러나 여름 방학은 계절적 요인에 의해 지속적으로 공부에 전념하기가 힘들다. 1학기 동안 지친 심신을 쉬게 하면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다소 여유 있게 보충할 수 있는 시간으로 생각해야 한다. 방학 기간에는 평소보다 잠도 더 자고 쉬는 시간도 더 많게 해야지 욕심 때문에 무리하게 계획을 세우면 며칠 못 가서 포기하게 되고, 결국은 학습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많은 수험생들에게 여름 방학은 기회와 약진의 순간인 동시에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시간이기도 하다. 계획은 여유 있게 세우고 실천은 조금의 차질도 없게 하겠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획을 반드시 실천하여 성취감을 쌓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감을 가지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매사를 낙관적으로 생각하게 돼 결국 입시에서 성공하게 될 것이다.
▶ 교과서 정리와 취약과목 보충
2학기에는 대부분 수험생들이 실전문제 풀이 위주의 학습을 한다. 그러나 과목별로 기본 개념이나 핵심 원리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문제 풀이는 생산성이 없다. 기초가 부실하면 아무리 많은 문제를 풀어도 쉽게 점수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 방학 동안에 반드시 교과서를 다시 정리해야 한다.
많은 수험생들이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막상 책을 펼치면 너무나 막연하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런 학생들은 다음 순서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교과서를 내어놓고 전체적인 흐름을 중시하며 읽어본다. 이 과정에서 이해가 안 되는 용어나 개념이 있으면 밑줄을 친다. 그런 다음 참고서와 교과서를 같이 읽으며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시 음미하며 확인한다.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 관련 실전 문제를 통해 학습 내용을 심화시키고 응용력을 기른다. 이런 저런 방법을 다 동원해도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고 막막할 때는 교과 담당 선생님과 상담하여 구체적인 학습방안에 대해 도움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학 동안에 모든 과목을 다 완성할 수는 없다. 지나치게 욕심을 내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하기가 쉽다. 자신이 지망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요강에서 반영 영역과 방법을 확인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평소 자신 있는 과목이라도 자신이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단원이 있으면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머지 과목에도 적절하게 시간을 할애해서 전체적인 균형과 감각이 유지되게 해야 한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 학원 수강, 과외는 신중하게
많은 수험생들이 취약한 과목을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학원 수업과 과외를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몸만 바쁘고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 해마다 방학이면 학원에서 거의 모든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듣는 수업에 몰두하다 보면 수박 겉핥기가 되기 쉽고 스스로 다질 시간이 없어 아는 것 같지만 막상 문제를 대하면 풀 수가 없다. 고3은 가능하면 학교 수업을 통해 해결하되 학원에 가더라도 효과를 볼 수 있는 한 두 과목으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사진: 여름은 대학입시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성공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은 여유있게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면서 자신감을 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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