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개의 판타스틱 영화제 14일 함께 개막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이에 대한 대안적 성격을 띤 리얼판타스틱영화제가 14일 함께 개막해 열흘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한 영화제가 다툼 끝에 두 영화제로 분리된 만큼 모양새는 그다지 좋지 못한 것이 사실. 하지만 관객들 입장에서는 좀 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까닭에 그저 풍요로운 영화 축제를 즐길 일만 남은 셈이다.

▲피판VS리판 = 부천이 기존의 부천과 리얼판타스틱으로 나뉘게 된 것은 지난해 연말 부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임기를 28개월이나 남겨둔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촉안을 통과시키면서부터다.

김위원장을 해촉하고 신임 정홍택 위원장을 선임하는 과정은 영화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으며 이후 정 신임위원장도 사퇴하면서 부천영화제는 집행위원장 없이 프로그래머(수석 프로그래머 정초신)들로만 영화제를 꾸리기로 결정했다. 한편 김위원장을 비롯한 세 명의 프로그래머들도 부천영화제의 대안으로 리얼판타스틱영화제를 준비해왔다.

해촉안 통과 당시 스스로 밝혔듯 대부분의 영화인들은 부천영화제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김미희, 이준동, 이춘연, 강우석, 차승재, 신철 등의 제작자와 박찬욱, 류승완, 변영주 등의 감독, 김혜수, 문소리 등의 배우들은 리얼판타스틱영화제의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반면 부천영화제에 참가한 장편 한국 영화는 폐막작 '종려나무숲' 한 편에 그쳤다.

▲지역성과 대중성 내세운 피판 = 부천판타스틱영화제(피판)가 내세우고 있는 것은 지역성과 대중성이다. 그동안의 영화제가 지역시민들과 마니아가 아닌 일반 관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게 피판측의 주장이다.

영화제의 상영작은 모두 172편. 러시아 티무어 베크맘베토브 감독의 '나이트 워치'와 멕시코 카를로스 레이디가스의 '천국의 전쟁'등 2편이 개막작으로, 폐막작으로는 미국 크리스 켄티스의 '오픈 워터'와 유상욱감독의 '종려나무 숲'이 각각 상영된다.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에서 장편과 단편이 각 9편씩 총 18편이 상영되며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패밀리 섹션', '이집트영화 특별전', '퍼니페스트', '1.5세대 특별전', '고영남 감독 회고전' 등이 마련된다.

상영관은 부천시민회관, 부천시청사, 복사골 문화센터, 복합상영관 imc11 등이며 입장권은 5천원(개.폐막식과 심야 상영, 씨네락나이트는 1만원). 인터넷 사이트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예매할 수 있다. www.pifan.com

▲"우리가 진짜 판타스틱 영화제", 리판 =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한 리얼판타스틱영화제(리판)는 일단 부천에 비해 외형적으로 초라한 모습이지만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 모여 있는 알찬 상차림을 준비했다. 60여편의 작품들이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서울아트시네마와 필름포럼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프로그램 중 가장 특색있는 것은 특별전 '마르크스의 침공!!! 동구권 SF영화 특별전'. 이 섹션에서는 개막작 '아엘리타'(감독 야코프 프로타자노프)를 포함해 '오존 호텔에서의 8월말'(얀 슈미트, 1966년), '섹스미션'(율리우즈 마슐스키, 1983년)등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동구권의 공상과학영화 13편이 선보인다.

일본 영화 '느린 남자'(시바타 고)와 '휑'(빈센조 나탈리), '노는 회사, 라이엇'(킴 핀) 등 15편이 선보이는 '판타스틱영화세상', '달콤한 인생'(김지운)의 감독판을 비롯해 '혈의 누'(김대승), '말아톤'(정윤철), '브레인 웨이브'(신태라) 등이 상영되는 '코리안 판타지', 단편영화 섹션인 '짧지만 판타스틱' 등의 섹션이 마련되며 해방 전 기록영화 '조선'과 '해방뉴-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시계태엽 오렌지'는 특별상영작으로 선보인다.

관람료는 6천원(개막식 1만원, 심야상영 1만2천원)이며 인터넷 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에서 예매할 수 있다. www.realfanta.org(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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