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인사 비로자나불 때아닌 소유권 다툼

성주군 "100여년전 없어진 법수寺서 옮겨간 것 돌려달라"

내 최고(最高) 목조불상으로 밝혀진 해인사 법보전의 비로자나불의 소유권 분쟁이 일고 있다. 성주군이 이와 같은 시기에 만든(추정) 해인사 큰 법당(대적광전.大寂光殿) 중앙의 본존 불상인 비로자나불상 등 삼존불이 자기지역에서 옮겨진 것이라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전 동국대 총장인 지관 스님이 저술한 '해인사지(海印寺誌)'에 따르면 해인사 본존 불상 비로자나불과 문수보살상, 보현보살상 등 삼존불은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법수사가 없어질 때 가야산 중턱의 용기사로 옮겨졌다가 1897년 법운 스님이 해인사에 안치했다. 이 비로자나불상은 고려 때 은행목조(銀杏木造)로 건립했다고 기록돼 있다.

성주 향토사학자이자 전 성주문화원장인 제수천(71)씨가 집필한 '성주의 맥(脈)'에도 해인사지를 인용해 '비로자나불은 성주의 보물이자 해인사의 지존이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처럼 국내 최고의 목조 불상으로 법보전 비로자나불이 국보급 가치를 인정받는 같은 시기에 만든 '쌍둥이' 불상으로 추정되는 대적광전 비로자나불 등 삼존불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면서 성주군과 지역문화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반환운동이 일고 있다. 성주군과 지역문화인사들은 5년 전부터 해인사에 비로자나불 등 삼존불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제수천씨는 "현재 절터가 남아 있는 법수사를 복원해 삼존불을 되찾는 노력을 범군민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인사 말사인 홍제암의 원로 종성 스님은 "100여년 전 당시 폐사된 용기사에서 옮겨온 것은 법운 스님의 비문(일주문 앞)에 기록된 것 처럼 사실이다"고 인정하면서도 "지금 와서 돌려 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말했다. 종성 스님은 "부처님의 뜻으로 우리가 모시게 된 것"이라며 반환요구가 맞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해인사 대적광전에는 당시 옮겨온 주불인 비로자나불(법신)이 중앙에, 노사나불(보신)과 석가모니불(화신)이 좌우로 배치돼 함께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38호로 지정 보존되고 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성주·강병서기자 kbs@imaeil.com

사진: 경북 성주군 용기사에서 100여년 전 해인사 대적광전으로 옮겨 온 것으로 알려진 비로자나·노사나·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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