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강추! 이곳 어때요-(8)호반의 도시, 춘천

오랜만에 답사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춘천. 지난 5월 대구의 답사마당이란 단체를 따라서였다. 회원대우를 받아 어머니와 나 둘이서 7만 원(어른 3만7천 원, 중학생 3만3천 원)이 들었다. 물론 여기엔 교통비, 중식,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다.

첫 목적지는 겨울연가로 더 유명해진 남이섬이다. 일본에서 한류열풍을 일으킨 욘사마의 위력을 실감할 만큼 일본인 관광객이 많았다. 남이섬은 원래 남이 장군의 가묘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먼저 들른 곳은 유니세프홀. 그 곳에는 아프리카에서 굶주리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과 그들을 위해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 유니세프 대사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유니세프홀에서 나오는 데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 있었다. '그 때 그사람'이라는 이름을 가진 검은색 건물이었다. 그 곳에서는 '달고나'와 '쫀드기'를 비롯한 추억의 불량식품을 팔고 있었다. 우리도 추억의 불량식품을 한 주먹씩 사서 먹으면서 걸었다. 거기서부터는 타조들이 졸졸 뒤따르고 있었다. 추억의 불량식품을 노리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손에 쥔 불량식품을 거의 헌납하고 나서야 그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다음은 신숭겸 장군의 묘였다. 신숭겸 장군은 대구 인근 공산전투 때 고려의 태조인 왕건 대신에 전사한 인물로 시호는 '장절공 태사(壯絶公 太師)'이다. 우리가 묘에 도착했을 때 묘 앞에서는 정말 꼴사나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장애인을 돌보는 자원봉사자들 같았는데 묘 앞에서 큰 소리로 노래도 하고 게임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자원봉사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신숭겸 장군의 묘에는 봉분이 세 개 있는 데 그 이유는 태조가 자기 대신 죽어준 신숭겸 장군이 너무 고마워서 머리를 금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도굴 당할까봐서였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동백꽃', '봄봄'으로 유명한 김유정문학의 산실, 김유정문학촌이었다. 김유정의 생가도 복원되어 있었다. 김유정은 신춘문예에 3년 연속으로 당선될 만큼 능력있는 소설가였다. 그러나 그는 29세의 젊은 나이로 단명했다. 천재는 오래 살지 못한다는 말이 사실인가? 어쨌거나 그가 오래 살았다면 수도 없이 많은 걸작들을 쑥쑥 쏟아냈을 것이다. 늘 그렇듯이 돌아오는 길은 다소 피곤하다. 그러나 옛 향기를 듬뿍 맡아서인지 마음만은 풍요로웠다.

송규석(대구 신암중 3년)

사진: 춘천 의암댐이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한 천하명당 신숭겸 장군 묘소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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