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태그플레이션'조짐을 우려한다

저성장 상태에서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각종 경제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홀로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은 둔화되고 물가는 뜀박질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과열된 부동산 시장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고유가, 부동산값 상승, 달러화 강세로 하반기 경제 회복이 불투명해져 3%대 성장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1/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2.7%)은 아시아 10개 국 중 8위로 하위권이었다. 한국전력거래소도 전력수요를 근거로 볼 때 올해 경제성장률은 3%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력 수요를 이용한 2005년 경제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2/4분기 발전량이 5.5% 성장에 그친 것으로 미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9%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물가는 상반기 동안 그나마 안정을 유지했다. 원유가가 치솟았지만 원화 절상으로 상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달러화 강세로 환율이 더 이상 고유가의 방패가 되지 못하게 됐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하반기 한국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고유가를 꼽았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수출 여건 악화로 무역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반전되고 저성장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가를 잡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나 금리 인상은 소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정부가 성장률을 4%대로 낮췄지만 저금리 유지 등 확장적 정책 기조가 100% 발휘됐을 때 달성 가능한 목표다. 경제 상황 전반이 저성장 고물가라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용 가능한 정책 수단은 많지 않고 그마저 상충되고 있다. 재정 지출 확대와 함께 400조 대의 부동 자금에 대한 물꼬부터 터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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