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인의 말은 愼重하고 眞實해야

정치는 말에서 비롯된다. 말로 유권자를 설득하고, 말을 통해 자신의 뜻을 펼친다. 말 잘하는 정치인은 당연히 경쟁력이 높고 정치인치고 말 못하는 이 또한 드물다. 튀지 않고는 전달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풍토가 되면서 저마다 자극적인 말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정치인의 말에는 책임이 따른다. 짜릿하고 자극적일 뿐 무책임한 막말은 국민을 짜증나게 한다.

'경포대' 발언을 한 손학규 경기지사가 강릉 시민의 비난을 사고 있다. 강원도와 강릉 시민들이 '관동팔경의 하나로 강릉의 얼굴인 경포대를 비하했다'며 손 지사와 한나라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상대를 죽이려고 짜낸 자극적인 말이 부메랑이 돼 자신을 찌르는 비수가 된 셈이다.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의 '자장면 값' 운운도 신중하지 못했다. '자장면 값 줄이는 대신 하루라도 버스 타고 다녀 보라'는 네티즌의 비난은 그의 말이 서민의 지친 삶을 더욱 피곤하게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등락을 하는 데도 말이 한몫을 했다. 대통령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과 걸맞지 않은 발언이 나올 때마다 대통령의 인기는 급락했다. 얼마 전 노 대통령이 지분을 출자했던 하로동선 음식점의 탈세 관련 발언을 한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의 발언은 정치 이전에 도의를 무시한 말이었다. 대변인이 잘못 전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동지 시절 과거 일로 흠집을 내려 했다면 누워 침 뱉기와 다를 바가 있을까.

정치인의 말은 신중하고 진실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감동하고 신뢰한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인은 그저 말로만 먹고 산다는 욕을 피할 수 없다. 국민의 대표가 고작 말뿐이고, 그것도 말썽을 부르는 말뿐이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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