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결핵, 천연두, 파상풍, 장티푸스 등은 인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하지만, 각종 예방 접종과 치료약의 개발로 이들 전염병은 우리 주변에서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예방접종은 질병을 일으키는 병균이나 그 병균이 만들어 낸 독성 물질, 혹은 병균과 유사한 균을 몸속에 주입해 그 사람이 균에 감염된 것과 같은 상태를 인위적으로 유발시켜 병에 걸렸다 나은 후와 같은 면역성을 얻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얻은 면역성은 접종했던 것과 같거나 유사한 병균이 몸 안에 들어오는 경우 그 효과를 발휘해 병에 걸리는 것을 막아 주거나 병에 걸리더라도 질병의 경과를 짧게 하고 증상이나 후유증을 약화시키게 된다. 예방접종은 소아에게만이 아니라 성인에게도 필요하다.
◇B형간염
우리나라 인구의 B형간염 감염률은 60% 정도로 감염될 위험이 크다. B형간염 항원 양성률은 6~8%로 1980년대부터 B형간염 백신이 사용되면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단 급성 B형간염에 걸리면 이 중 14%는 만성보균자로, 13%는 만성간염으로 진행된다. 만성간염에 걸리면 20년이 지난 뒤 48%가 간경변증으로, 35%는 간암으로 악화된다. 소아의 백신 접종률은 80%이며,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0~5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추산된다. 백신의 3차례 접종 후 항체 양성률은 90~95%이며,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 3회 추가접종을 실시하면 30~50%가 항체를 얻게 된다. 장기 면역 효과를 위하여 과거에는 5년 후 추가접종을 권했으나 현재는 정상면역기능을 가진 영, 유아나 3회 접종에서 항체가 생긴 성인의 경우 추가접종을 권하지 않는다.
◇파상풍
파상풍은 드물지만 매우 치명적인 질환이다. 우리나라에도 해마다 10건 이상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영아기(생후 2, 4, 6개월 3차례) 기본 예방접종률은 80%로 높은 편이나 10년마다 권장되는 성인의 추가 접종률은 매우 낮다. 더욱이 성인용 파상풍 예방백신(Td)은 국내에서 시판되지 않고 있다.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10년마다 추가접종이 권장되고 있으며 이때의 백신(Td) 항원양은 소아용백신(DT)의 5분의 1정도로 접종에 따른 부작용이 작다.
◇풍진
풍진은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거의 없는 가벼운 질환이지만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특히 첫 3개월간의 경우 태아에게 심각한 선천성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즉 가임 여성들이 경계해야 할 질병이다. 대체로 가임 여성의 70~80%에서 항체 양성률을 보인다. 즉 가임 여성의 20~30%가 풍진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영·유아(생후 15개월에 시행)의 풍진백신 예방접종률은 90% 정도이고 항체 생성률은 90~97% 정도이다. 예방접종 후 다수는 일생 동안 항체가 지속된다.
우리나라는 1978년부터 풍진 예방접종이 실시되었기 때문에 1977년 이전에 태어난 가임 여성의 경우 모두가 예방접종 대상이다. 특히 의사, 간호사 및 교사는 노출의 위험이 많으므로 예방접종이 꼭 필요하다. 백신접종 후 심한 부작용은 거의 없으며 일시적인 관절염 및 관절통이 간혹 발생한다.
◇폐렴구균
국내의 폐렴구균감염의 발생률과 사망률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의학계는 모든 폐렴의 10~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특히 노인의 경우 폐렴구균 감염 때 폐렴으로의 이환율이 높고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도 크다. 우리나라에서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1991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백신의 예방효과는 60% 정도이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필요한 고 위험군은 비장이 제거된 무비증이나 65세 이상의 고 위험환자(심혈관 질환, 폐질환, 당뇨병, 간경화, 암, 만성신부전 등) 등이며, 백신접종 6년 후 재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은 없으며 동통, 열감, 권태감, 오한, 두통 등이 있을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김성희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사진: 전염병 예방접종은 소아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성인들도 B형간염을 비롯해 풍진, 파상풍 등의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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