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는 필리핀 야권세력이 13일 오후 수도 마닐라 중심거리에서 개최한 대규모 장외집회가 큰 충돌없이 끝났다.
이번 집회는 지난 10일 가톨릭 주교단이 아로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정국반전을 위해 강행했으나 집회의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현지 분석가들은 전망했다.
오후 3시부터 마닐라 시내 아얄라 거리에서 시작된 집회에는 시민들이 속속 참여해 한때 5만여 명을 웃돌기도 했으나 주최 측이 장담한'100만 군중'에 턱없이 못 미치는 등 참여 열기가 과거 1986년과 2001년의'피플 파워'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다만 밤 늦도록 진행된 집회는 끝까지 평화적으로 진행돼 안정 속에서 정치변혁을 바라는 필리핀 국민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야권은 이번 집회를 통해 야권의 반(反) 아로요 대열이 재정비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아로요의 사임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집회의 참여 열기가 애초 예상보다 저조함에 따라 아로요 대통령이 정국 수습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로요 대통령은 반대 세력의 퇴진 압력에서 합법적으로 벗어나기 위해 의회가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것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필리핀 상·하원은 집권당이 장악하고 있어, 탄핵을 추진해도 이변이 없는 한 아로요의 승리가 예상된다.
또 제 정파가 개헌문제에 합의할 경우 자신의 임기단축도 감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필리핀 제 정파 관계자들은 지난 12일 모임을 갖고 현재의 정치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헌법개정을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지 외교소식통은"13일 집회가 정국의 흐름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집회가 야당 주장과 달리 시민들의 참여가 제한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여론의 극적 반전은 힘들 것으로 보이며, 아로요 대통령이 정국수습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닐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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