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집을 내고 독특한 이름과 빡빡머리,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곡 '가슴이 예뻐야 여자다'로 확실하게 '춘자(春子)' 두 자를 대중의 뇌리에 남긴 춘자가 두 번째 앨범을 들고 돌아온다.
"전 단순해요. 그저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기고 싶을 뿐이에요. 여름이잖아요. 시원하게 즐기는 거죠. 사람들이 제 노래를 따라 불러주면 만족해요. 같이 노는 거 너무 좋잖아요."
앨범을 채운 12곡은 모두 댄스곡이다. 그렇다고 붙여놓으면 한 곡이 되는 엇비슷한 곡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 춘자가 "무조건 들어야 한다"고 했던 첫 곡 '춘자 러브 송'부터 수록곡 전체를 리믹스한 15분짜리 마지막 트랙까지 속이 꽉 찼다.
타이틀곡은 '남자는 가로 여자는 세로'. '가슴이 예뻐야 여자다'만큼이나 많은 생각과 의심(?)을 하게 하는 곡이다. 가슴이 후련한 가창력으로 '남자는 가로 여자는 세로 둘이서 만나는 건 점 하나뿐야'라고 외치는 후렴구는 두어 번 들으면 귀에 저절로 익숙해진다.
데뷔 당시보다는 길지만 여전히 한 뼘도 안 되는 짧은 헤어스타일로 마주앉은 춘자는 부산스럽게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면서 "이렇게 긴 머리카락은 최근 7, 8년 동안 처음"이라고 소리쳤다. 너무 길어서(?) 잘 때도 거추장스럽다는 것.
"가발까지 총 동원해 드레드 스타일을 해보기도 했는데 너무 길어서 무겁고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긴 헤어스타일을 하니까 제가 좀 예뻐보였나 봐요. 사무실에서 '예뻐지면 망한다'고 그러던데요?"(웃음) 다시 머리를 빡빡 밀어버릴지, 색다른 헤어스타일을 선보일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이번에는 엽기적이라고들 말하는 내 이미지보다 노래로 더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춘자는 인터뷰를 하면서 뒤로 넘어갈 정도로 혼자 웃기도 하고 삐죽거리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단어나 어휘선택도 표정만큼이나 비범하고 자유로웠다. 그는 지난 겨울과 올 봄, 축제와 행사를 40~50개 정도 다녔다. 데뷔 전 미사리, 대학로 등에서 명성을 떨쳤던 가수답게 현장반응은 대단했다. 10~15분 예정된 공연이 1시간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또 그의 공연을 한번 본 사람들은 남녀노소 모두 저절로 그의 팬이 됐다.
"재미없었던 공연이 하나도 없었어요. 정말 열광적이었어요. 다 같이 미쳐서 놀았거든요. 저만의 무대를 만드는 것은 자신 있어요. 모두 함께 망가지는 거예요. 옷매무새나 사상, 생각 그런 것 다 버리면 정말 신나게 놀 수 있어요." 올 여름 '남자는 가로 여자는 세로'로 더위를 날려버린 다음 춘자는 내년 초에 발라드 앨범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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