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마와 관절염' 과연 어떤 연관이?

지난 12일 대구 서구 내당동 한 정형외과 병원을 찾은 김모(65·여·달성군 화원읍)씨는 의사를 보자마자 "요즘처럼 날씨가 궂은 날이면 뼈마디가 시리고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농사를 짓는데 장마철이어서 일을 하지 않고 집 안에만 있는데도 통증이 더 심하다는 것.

이처럼 노인이나 관절염 환자들은 비가 오거나 잔뜩 흐린 날씨이면 '뼈마디가 저리거나 시리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 과장하면 거의 '일기예보'(통증으로 날씨를 예측) 수준이다.

정형외과 병·의원들에 따르면 평소 치료를 하지 않던 환자들이 장마철이면 통증이 악화된다며 진료를 받으러 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주로 노인 환자들이 많지만 30, 40대의 젊은 환자들도 있다.

한수일 우리병원 원장은 "요즘 노인 환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장마철 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평소엔 통증을 못 느끼다가 궂은 날씨면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마와 관절염 통증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의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대체로 날씨 변화와 통증 사이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마철에는 저기압으로 외부기압이 낮아져서 맑은 날 평형을 이루고 있던 관절 내부의 압력이 깨지면서 상대적으로 관절 내 기압이 팽창돼 염증 부위가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또 비가 와서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열량 소모를 줄이기 위해 혈관과 근육이 굳어지고 관절조직이 위축되면서 관절 주위를 비롯한 여러 근육이 뭉쳐 관절의 통증과 경직이 악화되기 쉽다. 이 때문에 관절에 불쾌감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황석영 열린큰병원 원장은 "장마철에 악화되는 관절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지 말고 실내온도와 습도를 적당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내온도는 30℃ 안팎, 습도는 50% 정도가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장마철 관절 통증을 줄이기 위해선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찬 바람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욕조의 물에 관절을 담그고 마사지를 해 주거나 관절을 굽혔다 펴는 운동을 평소보다 자주, 규칙적으로 반복해주면 도움이 된다. 또 관절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무릎덮개를 사용하거나 옷을 두껍게 입는 것도 좋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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