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하지 않을거예요. 그래서 우린 지금의 행복을 선택한 것일 뿐이에요."
책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박범준(32), 장길연(30)씨 부부가 행복을 찾아 떠나온 여정이다. 서울대와 KAIST를 졸업하고 소위 잘나가는 회사에 취직했던 두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시골로 떠나기로 마음먹고 전남 무주 어느 산골에 자리잡았다. 왜 떠났을까? 도시에서만 살던 젊은 부부가 농촌에서 어떻게 적응할까? 이 책은 사소한 이런 궁금증부터 이들의 삶의 철학까지 찬찬히 들려준다.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이 부부의 사는 모습은 조금은 특별하고 재미나지만 그보다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에게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준다.
이들이 떠나게 된 것은 '행복하기 위해서'다. '내일 행복하기 위해 오늘의 불행을 감수하는' 방식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오늘 당장 행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조금은 낯설다.
농사일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이 부부가 농촌에 정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작은 텃밭을 가꾸는 데에도 책을 통해 연구하고 이웃들에게 일일이 배워야 했고 화장실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오랜 토론과 연구가 필요했다. 세면시설조차 없어 불편을 감수해야 했고 일년에 서너달을 제외하고는 추위에 떨어야 했지만 이들이 세운 원칙은 자연을 해치지 않는 것이며 행복하고 평안한 삶을 찾는 것이었다.
이들 부부가 시골로 떠나면서 세운 원칙 중 하나는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의 원칙과 기준을 갖고 개척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돈과 명예'라는 세속적인 기준 대신 '힘들어도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내가 가진 재주 중에 그것으로 세상사람들에게 보탬이 되고 그 대가로 생계를 꾸릴 수 있을 만한 것이 무엇인가'하고 질문을 던진다.
또 대화하는 방식도 주변 시선을 의식하며 기준을 삼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덕분에 '부부가 적당히 떨어져 지내야지 거의 하루종일 붙어있으면 부딪히는 일이 많다'고 하지만 '너무 붙어 지내길 잘했다'고 말한다.
이들은 부부라는 관계에 대해, 자연에 대해, 삶의 방식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지만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그들이 살고 있는 취향이고 방식이기 때문이다. 단지 순간순간의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하루하루를 바쁘고 피곤하게 보내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남긴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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