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희영(32.대구 수성구 범어동)씨는 좋아하는 미니시리즈를 볼 때 외엔 지상파 TV채널을 트는 경우가 예전같지 않다. "보고 싶은 최신영화가 있으면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아 봐요. 평소에는 케이블TV 영화채널을 이용하고요. 굳이 예전처럼 주말의 명화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는 셈이죠"
재택근무를 하며 개인 사업을 하는 박승화(47.중구 계산동)씨는 "방송뉴스조차 수시로 나오는 케이블 TV를 통해 보거나 인터넷으로 보다보니 중요 스포츠 중계외에는 지상파TV를 켜는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지상파 TV의 시청률 감소와 함께 비디오 대여점 업계 고전 등 전통적인 '안방극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이는 케이블TV의 약진과 더불어 인터넷 파일공유(P2P) 사이트 이용이 보편화 했기 때문.
방송위원회가 공개한 방송사업자 재산현황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의 순이익은 2003년 2천876억여원에서 지난해 1천136억여원으로 60.5% 급감했다. 시청률 하락과 함께 광고수익의 큰 폭 하락이 가져온 결과다. 반면에 케이블방송 사업자의 경우 2003년 253억여원에서 691억여원으로 173%나 순이익이 증가했다. 비디오대여점 업계는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다.
(사)한국영상음반유통협회 이종수 회장은 "90년대 초 비디오대여업이 호황이던 시절에는 전국 3만개에 이르던 대여점이 현재는 6천여개로 줄어 이젠 동네에서 비디오대여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인터넷을 통한 영화 불법 다운로드 행위가 비디오대여점을 운영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방송과 통신이 결합된 이동 멀티미디어 방송서비스인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브로드캐스팅: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와 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해 TV를 보는 인터넷프로토콜TV(IPTV)의 등장은 지상파TV와 비디오대여업계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특히 IPTV는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보고 싶을 때 골라 볼 수 있는 주문형비디오(VOD), TV를 통한 전자상거래(T-Commerce), e러닝 등 다양한 개인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어 방송·통신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성DMB는 이미 지난 5월부터 본 방송을 시작했고 IPTV의 경우도 사업 성격을 두고 '통신사업자의 부가서비스로 봐야한다'는 정보통신부와 '어쨌든 방송'이라는 방송위원회의 의견만 합치된다면 사업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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