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사시인 윤성도씨 3번째 시집 '악마의 트릴'

삶에 대한 따뜻함과 순수함 그대로…

의사시인 윤성도씨가 신작 시집 '악마의 트릴'을 펴냈다. 시와반시사에서 나온 이번 시집은 '시인은 나귀를 타고' '주인 없는 망치'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이제 이순(耳順)의 나이에 이르러 시라는 매개를 통해 삶에 대해 고백한다. 그 삶은 고통과 허무이기도 하고, 때로는 인생이라는 강을 떠도는 방황이나 절망, 상처로 나타나거나 자존심이거나 실험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러나 시인의 눈과 가슴을 적셔내는 창작의 인자(因子)는 삶에 대한 따뜻함과 순수함이다. 그래서 시인은 주변 사물에 대해 온유한 시선을 결코 거두지 않는다. '문학은 이 사회와 시대의 거울이자 램프'라는 시인의 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번 시집에는 유난히 음악과 관련한 시들이 많다. 표제작인 '악마의 트릴' 연작을 비롯 '바흐' '첼로' '토스카' '트로이 메라이' 등이 그렇다. 고전음악 마니아인 시인의 취향과도 무관치 않다. 아이를 세상에 받아내는 천직인 의사는 수단으로 비칠 만큼 시인은 다방면에 관심과 몰입의 그물을 쳐놓고 있다.

동산병원장을 지낸 후 현재 계명대 의과대 산부인과 교수로 몸담고 있는 그의 그림 솜씨는 개인전을 열만한 수준이고, 수필집도 2권 냈다. 결국 보고 듣는 감각의 날을 날카롭게 벼리는 일은 그에게 인간의 고통을 치유하는 의학의 다른 이름이자 시적 상상력의 깊이를 더해주는 촉매인지도 모른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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