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휴가철 막이 올랐다. 지역 기업체들의 평균 여름휴가는 4, 5일. 하지만 주 5일제가 확산되면서 상당수 직장인들은 모처럼 열흘 가까운 '방학'을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 휴가기간이 길어지면서 예년 같으면 해수욕장, 계곡에 한번 다녀오면 끝이었지만 올해는 2, 3일 정도로 짧게 끊어서 가족 또는 친구들과 따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특징.
일주일짜리 긴 휴가 대신 주말을 앞·뒤로 끼운 2, 3일짜리 짧은 휴가를 내 올 여름 최소한 2, 3차례 나눠 쉬려는 직장인들도 많다. 정경미(31·여)씨는 "주5일 근무 시행 이후 한 주에 2일씩 쉬다 보니 여름 휴가기간이라고 해서 예전처럼 딱히 생각해 둔 곳은 없다"며 "친척이나 고향을 방문하고, 1박2일 정도 시외로 나가 바람을 쐰 뒤 친구들과도 어울릴 생각'이라고 했다.
은행원 이모(37·북구 침산동)씨는 당초 템플스테이(temple stay)를 하려다 예약이 늦어 고민 중이다. 지난 2002년 첫 선을 보일 때만 해도 1천여 명이 참가하는 데 그쳤던 템플스테이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3만6천902명이 참가했고, 올해는 5만 명 이상 참가가 예상된다.
이씨는 "아이들과 함께 색다른 경험을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산과 바다로 가는 것도 좋지만 올해는 농촌체험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했다.
특히 올해는 정부 차원에서 '여름휴가, 농어촌 고향에서 보내기' 캠페인을 펼치는 등 농촌체험형 여름휴가 보내기가 각광을 받고 있다. 농촌관광포털사이트(www.greentour.or.kr)에 회원 가입한 뒤 체험 여행을 다녀오면 '그린마일리지 포인트', '3040 농촌체험 릴레이' 등의 이벤트를 통해 농산물상품권, 외식권, KTX 30% 할인권 등 각종 상품도 받을 수 있다. 경북지역에선 의성군 안계면 교촌리, 안동시 와룡면 중가구리 안동댐마을,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가야산 녹색농촌체험마을, 봉화군 명호면 풍호리 관북마을 등이 올 여름 가볼 만한 추천마을로 포털사이트에 소개돼 있다.
계모임 친구들끼리 동남아 등지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이젠 낯익은 풍경. 대학 동창인 회사원 3명은 휴가날짜를 8월 초로 맞췄다. 여행사를 통해 비행기표 예약도 마쳤고,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정보를 수집해 여행일정도 여유있게 잡는 등 4박5일 동남아 여행계획을 세워놨다.
회사원 조모(29·달서구 이곡동)씨는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며 "아직 미혼이다 보니 자녀 걱정도 없고 친구들과 해외에서 결혼 전 마지막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여행사는 밀려드는 고객들로 환호성이다. 장마가 이어진 지난주까지만 해도 해외여행 고객이 많았으나 이번 주부터 다음달 중순까지는 국내여행객이 쇄도할 전망.
대구 ㅅ여행사에 따르면 매주 40~50편의 직항기가 뜨는 중국 북경, 장가계, 백두산 이용객이 많았으며 태국, 캄보디아, 대만, 필리핀 승객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 국내 관광이 절정에 이를 전망. 특히 제주도의 경우 7월 31일~8월 3일, 8월 13~15일 연휴기간 표는 거의 동났다. 요금도 비수기에 비해 20%가량 올랐다. 이곳 관계자는 "장마 전에는 해외여행객이 많았지만 이번 주부터는 하루 100여 통씩 국내 여행 문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8월 초순까지 피크를 이룰 것"이라고 했다.
최병고·최두성·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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