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慶州'역사문화도시'는 시대의 소명

정부가 경주 '역사문화도시' 조성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확정했다는 소식은 모처럼의 낭보다. 경주 역사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경주의 역사'문화적 유산을 복원'정비'보존하는 사업으로 향후 30년 간 총 3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그 역사'문화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경주를 이대로 쇠락하게 방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세계 인류가 공유할 역사적 유산에 걸맞은 문화적 모양새를 갖추고 확실하게 관리해 나가겠다는 국가적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한다.

경주는 빛나는 민족의 유산을 간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좌절과 침체의 늪에서 허덕여 왔다. 경마장'태권도공원 등 전력투구했던 각종 대형 사업 유치 계획이 잇따라 실패한 데다 최근 개통된 대구~포항 고속도로는 그나마 찾아오던 관광객마저 뚝 떨어지게 만들었다. 방폐장이라도 유치해서 경제적 활로를 찾으려 할 정도로 경주는 위기감에 빠져 있었다.

역사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경주를 거듭나게 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성과만 추구해선 안 된다. 종합예술과 같이 신라 천년의 문화를 되살리고 지키는 총체적 성공을 담보해야 한다. 또한 신라가 경주만의 것이 아니기에 이 사업은 국민적 소명이 돼야 한다. 말이 쉬워 천년이지, 천년은 전율할 시간이다. 천년 왕도에 그 후 천년을 온전히 살아 숨쉬어온 그 귀중한 공간이 더 이상 훼손돼서 안 된다.

경주 역사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그런 진중한 사려와 함께 출발해야 한다. 오는 20일 문화관광부 장관이 경주에 들러 직접 구체적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 속에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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